95년생과 96학번, 95년산 직딩
소소잡썰(小笑雜說)
"00씨, 오늘 의상이 빠삐용 컨셉이네"
함께 일하는 후배 과장 하나가 갓 출근한 신입사원에게 말했다.
그러자 신입은 "빠삐용이요?" 하며 애매하게 웃었다.
어떻게 리액션을 취해야 좋을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라고나 할까.
아니나 다를까, 후배 과장이 "혹시 빠삐용이 누군지 모르는거 아냐?" 하고 묻자 신입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00씨, 몇 년 생이지?" 하고 다시 물으니 "95년생입니다"라고 답했다.
지나가던 부장 하나가 이런 대화를 듣더니 "△△ 과장, MZ세대에겐 윌라라고 해야 알아 듣지" 하고 태클을 걸었다. 젊은 친구들과 대화를 하려면 눈높이 대화를 해야 한다는 지적질(?)이다.
그러면서 "그건 그렇고 95년이면 내가 입사한 해인데..." 하고 격세지감을 느낀다는듯 짐짓 놀라는 시늉을 했다.
"첫 사랑에 실패만 안 했어도 너같은 아들이 있었을 텐데..." 하던 시시껄렁한 우리 젊은 시절 농담이 어느덧 현실이 돼 있었다.
이때 처음 빠삐용 얘기를 꺼냈던 후배 과장이 끼어 들었다.
"95년이요? 저는 96학번인데, 부장님하고 1년 밖에 차이 안 나는 줄 알고 순간 깜놀했네요 ㅋㅋㅋ" 하고 농담을 건넸다.
이런 일련의 대화를 재밌게 지켜보던 나는 "야, 이거 술자리였음 95하고 96 겨우 1년 차이니까 야자타임 하자고 덤볐겠다" 하고 슬쩍 한 마디 거들었다.
그러자 후배 과장은 "에이 설마요. 얼굴에서 벌써 연식 차이가 확 나는데요 머 ㅋㅋ" 하며 웃었다.
빠삐용을 연상케 하는 줄무늬 의상을 입고 출근한 신입사원 덕분에 오늘 아침 우리 사무실에선 한바탕 이야기꽃, 웃음꽃이 피었다.
신입사원 하면 양복에 넥타이를 장착한 채 군대 신병처럼 각을 잡고 앉아있어야 했던 우리 때와는 시대가 확연히 달라진 덕분이다.
그나저나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죽을 힘을 다해 달리지 않으면 자칫 낙오병 꼴 되기 딱 좋은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