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길목식당은 꺼먹지정식이라는 낯선 이름의 메뉴가 눈길을 끌어 방문했던 현지인 로컬맛집이다. 알고 보니 꺼먹지라는 건 무청, 즉 시래기를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향토음식이라고 하는데, 특색있는 지역음식은 맛이 있건 없건 일단 한 번 먹어보자는 주의여서 무작정 방문해봤다.
나름 믿는 구석도 있었다. 우리나라 맛집 방송의 대표주자 가운데 하나인 허영만이 백반기행 촬영차 이 집을 방문한 이력이 있었고, 지난 2014년엔 우리나라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님 밥상에도 이 길목식당표 꺼먹지가 올라간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충분히 검증된 맛집이라 믿어도 좋지 않을까 싶다.
당진 길목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는 뭐니뭐니 해도 꺼먹지정식이다. 충남 당진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유명한 꺼먹지는 무청을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음식으로, 그렇게 소금에 절여 숙성을 시키다 보면 무청이 꺼멓게 변하는 까닭에 이 지역 사람들은 '꺼먼 김치=꺼먹지'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꺼먹지정식은 바로 이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무청을 중심으로 한방수육과 서리태콩탕, 꺼먹지잡채 등 10여 가지 반찬을 곁들여 내놓는, 다른 지역에선 쉽게 맛보기 힘든 이색요리다. 꺼먹지를 곁들여 끓여내는 서리태콩탕이 특히 별미.
두렁콩밥상도 당진 길목식당에서 단골손님들이 즐겨찾는 시그니처 메뉴 가운데 하나다. 모두가 이미 예상했듯이 두렁이란 밭두렁을 의미하며, 서리태콩탕이 메인이라는 걸로 미루어 수육 등을 빼고 좀 간소화시킨 꺼먹지정식쯤 되지 않을까 싶다.
꺼먹지라는 음식 자체가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김치를 의미한다는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잘 발효된 음식 특유의 깊은 맛이 나는 게 당진 길목식당 꺼먹지정식의 특징이다.
거기에 시래기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아낌없이 듬뿍 넣은 들깨 가루의 고소함이 더해져 깊고 부드러운 데다가 고소하기까지 한 삼단콤보 맛 공격이 입안을 강타하고, 거기에 한방을 더 가미해 삶아냈다는 수육까지 더해지다 보니 먹다 보면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절로 실감될 만큼 건강식 그 자체라는 느낌이 든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당진 길목식당 꺼먹지정식은 기대 이상으로 너무 맛이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한창 먹다 보면 어딘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는 거다.
음식물 쓰레기가 문제시 될만큼 백반 하나만 시켜도 뻑적지근하게 차려내는 전라도 밥상에 익숙한 내 주변환경 때문인지도 모르겠는데, 따라서 본인 밥양이 좀 많은 편이라 생각되는 분들은 처음 주문할 때 수육 또는 서리태콩탕을 추가해서 주문하는 걸 추천한다. 먹다가 흐름이 끊기는 걸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이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옵션.
당진 길목식당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문을 연다. 매주 수요일은 정기 휴무이며, 오후 3시부터 4시까지는 브레이크타임. 식당 바로 앞에 전용주차장이 제법 넓어 차를 갖고 방문하기 편리하다.
한 가지 주의할 건 같은 당진 지역 내에 길목식당이라는 이름을 가진 집이 세 군데나 더 있으므로 내비 검색시 우강면 덕평로 616이라는 주소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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