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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 맛까지 연구 75년 군만두맛집, 부산 신발원

by 글짓는 사진장이


부산차이나타운 맛집,
혹은 부산역 근처 군만두 맛집으로 유명한
신발원 & 외전은
백종원의 3대천왕 방송프로그램에서
전국 3대 만두집 중 하나로 소개되면서
원래도 현지인들 사이에선 유명했지만
방송 후 일약 전국구 만두 맛집으로 유명해진
75년 역사 노포 중화요리 맛집이다.
단무지 하나에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일 만큼
요리 하나하나에 매우 진심이라
단골들이 끊이지 않는 찐맛집.
ⓒ글짓는 사진장이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 맛집 신발원은 지난 2016년 백종원이 아주 매우 많이 잘 나가던 시절, 전국 최고의 맛집들을 찾아다니는 <3대천왕> 방송프로그램에서 대전 개천식당, 청주 고추만두국집과 함께 전국 3대 만두 맛집 가운데 하나로 소개돼 일약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맛집이다.

그 전부터 부산 사람들 사이에서는 70년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차이나타운 노포 맛집으로 사랑을 받아오고 있던 곳이기도 한데, 전국 3대 만두 맛집으로 손꼽히는 곳에다가 70년 넘는 노포라면 만두 마니아인 나로서는 당연히, 반드시 꼭 한 번은 방문해봐야 할 음식점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의도한 바는 아니로되 부산여행 차 잡은 숙소가 이곳 신발원과 걸어서 5분 남짓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었으니 이건 하늘이 나로 하여금 꼭 한 번 찾아가보라고 등을 떠민 거나(하늘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고 태클은 걸지 말자. 그냥 웃자고 하는 얘기다) 마찬가지라 판단됐으니까.

1951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화교 1세대가 부산역 앞 동네인 초량동에 정착하면서 문을 연 유서깊은 만두전문점 신발원의 시그니처 메뉴는 군만두와 찐만두, 새우만두 등 세 가지. 맛의 순서라기보단 통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를 기준으로 꼽는 순서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있는 메뉴는 단연 군만두다.

내 개인적 느낌 역시 군만두가 가장 입맛 취향을 저격했었더랬는데, 잘게 다진 돼지고기와 야채를 듬뿍 넣어 배가 볼록한 모양으로 겉은 아주 매우 많이 바삭바삭하게, 그러나 속은 촉촉하게 잘 튀겨낸 덕분에 그 맛이 지금껏 먹어본 군만두들 가운데 단연코 몇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맛있었다. 특히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입술을 데일 듯한 뜨거운 열기 사이로 촉촉하게 흘러내리는 육즙맛이 정말 일품.

새우를 통으로 집어넣는 등 알찬 속재료로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진하고 묵직한 새우향이 입 안을 가득 적시는 새우만두도 다른 어떤 집과도 비교하기 힘들 만큼 독보적인 맛을 보여줬다. 대한민국 3대 만두 맛집으로 뽑혔다더니 방송국 놈들 덕분에 부산하고도 차이나타운 하고도 골목길 깊이 감춰져 있던 이런 만두맛을 다 보게 되는구나 싶어 감사하다는 생각이 다 들었을 정도.

부산차이나타운 군만두 맛집 신발원 방문에서 가장 내 눈길을 끌었던 건 크게 두 가지다. 그 중 하나는 가게 한 편 오래된 목판 위에 큼지막한 글씨로 새긴 '시간을 보답하다'라는 문구. 해당 문구마따나 70년 넘는 긴 세월동안 꾸준히 자신들의 음식점을 찾아주고 있는 손님들을 위해 남다른 배려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듯한 모습이 느껴져서다.

한 예로 신발원의 경우 대다수 중국집들에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인 단무지 하나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만두와 가장 잘 어울리는 단무지는 어떤 맛일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는 이 집 단무지는 이런저런 재료들로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청정 남해 거제산 햇유자를 사용한 유자청으로 은은한 상큼함과 깊은 향을 더한 특별 레시피를 적용했다고 하며, 덕분에 만두와 함께 먹을 경우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산뜻한 맛을 더해주는 게 특징.

신발원의 손님에 대한 배려와 노력은 비단 단무지 하나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본점이 있는 바로 옆가게에 외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전문 분점을 차린 것도 그같은 배려와 노력의 일환으로 판단되는데, 그리 많지 않은 음식점 자릿수로 인해 평일에조차 줄이 길게 늘어서는 게 안타까워 포장만 전문으로 하는 외전을 차린 듯하다. 내 경우 이 외전에서 포장을 해다가 바로 옆 숙소에서 먹어봤는데, 덕분에 주말이라 2시간쯤은 줄을 섰어야 가능했을 이 집 시그니처 메뉴 시식을 10~20분 남짓의 수고만으로 맛볼 수 있었으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 군만두 맛집 신발원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45분까지 문을 연다. 브레이크 타임은 따로 없는 걸로 보이며, 매주 화요일은 정기휴무다. 부산차이나타운 좁은 골목길 안에 위치해 있는 가게 특성상 별도의 전용주차장은 없으며, 차를 갖고 방문할 경우 120여 미터 거리 떨어져 있는 부산차이나타운 공영주차장(한국전력 운영, 무료)이 있긴 한데 주차면수가 적어 여행객들이 많을 땐 주차가 어려울 수 있어 보인다.

부산차이나타운 공영주차장 주차가 어려울 경우 부산역 인근 동구공영주차빌딩 이용을 추천한다. 10분당 300원, 1시간 1800원, 일 주차 8천원으로 이용요금이 저렴한 편이며, 주차공간이 160대나 돼 공간도 여유로운 편. 신발원과는 350여 미터 거리라 5분 남짓이면 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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