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끄로 Feb 15. 2024

진짜 유럽여행 온 것 같아

프라하

솜에게


 어제까지 우리는 러시아에 있었는데 말이야. 눈을 뜨니 체코라는 게 새삼스럽더라. 불과 2주 전엔 한국이었고.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다르게 프라하의 날씨는 정말 화창해. 어제 상트시내에서 공항 가는 길까지 비가 왔는데, 우리가 이륙할 때쯤에는 정말 화창했잖아. 상트도 좋았지만, 프라하여행은 더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날씨가 좋아서 그런 걸까?


 아침일찍 버스를 타고 체스키크롬로프로 향했어. 날씨도 좋고, 가는 길도 예쁘더라. 프라하가 서울이면 체스키는 충청도 정도이려나? 유명한 관광지 답게 체스키에는 한국사람이 정말 많았어. 한국인이 거의 없던 러시아와는 다르게. 체스키크롬로프는 정말 동화 같은 마을이었어. 프라하를 축소시킨 것 같았달까? 드디어 온 체스키는 어때? 나는 너무 좋아. 점심에 먹은 이탈리아 피자와 파스타도 맛있었어. 야외 테라스에서 햇빛을 받으면서 식사를 하는데, 이게 바로 유럽여행인가 싶더라.

 오후에는 언덕 위에 있는 정원을 돌아다니는데, 너무 예뻐서 꿈꾸는 느낌이었어. 한 발짝 내딛을 때마다 사진을 찍느라 다른 사람들보다 2배 느리게 걸었지. 잊지 못할 것 같아. 지금 당장 체스키크롬로프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생생하게 기억해. 언젠가 여기서 1달 살기하고 싶어.


 너무 늦지 않게 프라하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탔어. 해가 조금씩 저물어서 그런지 창밖 풍경은 아침보다 더 아름다웠어. 버스에서 졸다가도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면 일어나서 사진을 찍었어. 너는 잘 자고 있더라.


 3시간쯤 달렸나. 프라하에 도착하니 노을이 끝나 어둑해졌어. 우린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갔지. 알쓰인 너는 레모네이드, 나는 흑맥주를 시켰지. 너와 라오스에서 마신 라오비어 이후로 흑맥주는 처음인데, 코젤 흑맥주 정말 맛있더라. 한국 가서도 많이 먹을 것 같아. 식당에는 한국인들이 너무 많아서, 이태원에 온 느낌이었어. 프라하 경력자인 네가 알아서 메뉴를 시켜서 든든했어. 헝가리 음식이지만 프라하에서도 유명하다는 굴라쉬와 어떤 고기메뉴였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네. 나는 둘 다 맛있었어!

 식사를 마치고 밤거리를 구경했어. 광장에 사람이 정말 많더라. 대부분 관광객이겠지? 광장에 있는 시계탑과 건물들이 내가 상상한 유럽의 모습이야. 건축물 사이에 거리가 없이 촘촘해서 세트장에 온 것 같기도 해. 세트장 같은 건축물 안에 있는 사탕가게랑 기념품 가게는 해리포터에 나올 것 같았어. 구경하다 보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이렇게 과거의 건축물을 잘 보존해서 현대에도 활발하게 사용한다니. 너무 부러워.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너는 나를 까를교에 데려갔어. 프라하는 밤도 예쁘다. 이래서 프라하 야경이 유명한 거구나! 아침에 간 체스키크롬로프도 좋았고 저녁 먹은 식당부터 까를교까지 정말 완벽한 유럽여행이었어. 본격적으로 프라하를 둘러볼 내일이 정말 기대된다.

이전 23화 운 좋은 여행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