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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komin Nov 22. 2017

나의 땀내 나는 이야기

사우나 2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항상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작지 않은 기쁨이다

비록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지 않아도

아.. 잘 지내고 있는 거구나 라는 안도감과 함께 

일종의 공감대랄까 동질감을 느낄 때가 있다


어느 날 한동안 보이지 않던 이의 변함없는 얼굴을 마주하면

오랜만에 마주치는 얼굴일 지라도 

무척이나 반갑고 일상에 큰 변화가 없었겠구나 싶다

아침시간 이곳에서의 만남은

비록 나와는 공적으로는 어떠한 관계도 맺지 않고 있음에도

유별난 유대가 형성되는 듯하다


그중 가장 큰 것은 서로가 벗은 몸으로 마주한 다는 것이다

알아볼 수 있는 것은 오직 신체로 짐작되는 나이와 건강 상태 정도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운신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씻고 닦고 꾸민다


비록 중력에 의해 얼굴부터 온몸의 여러 부위가 쳐지고

탄력이 없어지고 그렇게 메말라 가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나이 들면 몸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에 하루 세 번은 

반드시 씻어야 한다는 말을 비록 철석같이 지키지는 못 할 지라도 

아침 이 시간 변함없는 이들과 마주하고 

눈인사를 나누는 이 반복되는 일상에 

나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는 이러이러한 안도가 

때론 그 어떤 크기의 명예와 이익보다도 값지고 감사할 때가 있다


특히 찬바람 불고 어깨가 움츠러드는 이시절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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