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두었던 검은 개에 대하여

20190427의 기록

by bakvoyage

평범한 하루였다. 익숙한 장소에 가 익숙한 행위들을 주말의 의식처럼 행했다.

해야 할 것이 있다는 핑계로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 나를 아는 이들과 함께 여러 이야기를 하고 공부도 했다.

누군가의 우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것이 발단이었다.

그 감정을 잘 알기에 깊이 공감을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여러 생각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내가 말했다.

“나는 사랑이 무서워. 다시 그 감정의 소용돌이에 들어갔을 때 나 스스로도 상대방도 상처를 주지 않을 자신이 없어.”

그리고 창밖을 응시했다. 한쪽 벽면이 모두 창으로 트여있었고. 바깥 벤치에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 하나, 짐을 들고 지나는 사람 하나가 보였다.

외로움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 외로운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 지금만큼 균형 잡힌 마음 상태가 없었다. 나는 괜찮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걸까. 생각할 것이 필요했다.

나이 듦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그것 역시 두려웠다.

가진 것이 없는 나는 젊다는 것을 자랑스레 여겼다. '그 자랑스러운 순간이 지나면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또 다른 질문이 꼬리를 물었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내가 착한 사람은 아니라는 결론에 숨이 가빠졌다.

너무 초조했다. 더 이상 앉아있을 수 없어 자리를 박차고 가장 먼저 오는 버스를 탔다.

눈물이 났다. 그래서 생각을 했다. 객관화가 필요했다. 무의미한 자기 연민은 내가 가장 혐오하는 것 중 하나다.

내 삶을 처연하다 느끼고 싶지 않다. 그래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놈의 ‘연인’, ‘사랑’이 문제인 것 같았다. 잘 모르겠지만 그 부분이 날 두렵고 슬프게 했다. 너무 많은 보기가 있다.

그냥 그런가 보다 결론을 냈다. 눈물이 나는 대로 울어야 할 차례였다. 나를 내버려 두려고 한다. 그리고 나의 친구를 기다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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