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뒤적여 보는 그 해 겨울이다.
글자들의 나열은 그때의 기분만큼이나
삐뚤빼뚤하고 흐트러져있다.
'참 다사다난했구나'라는 걸
저 작은 포스트잇에 적힌 글로 다시 훑어낸다.
내 나름대로 1년의 역사인 셈이다.
저 1년 동안 그저 울적하고 나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좋지 않았다'라는 감정은
나에게는 가장 표현하기 쉬운 감정이다.
안 좋은 기분을 표현하는 방법을
한 100가지쯤은 적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떨 때는 우울하지 않을 때에도
'우울할 거리'를 만들지 못해 스스로가 안달인 듯 보인다.
올해의 반나절이 벌써 지나버린 지금
작년만큼이나 크고 작은 일들이 나에게 벌어졌다.
그렇지만 구태여 지나가는 우울을
다시 붙잡아 돌려 곱씹고 적어내고
슬퍼하지 않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삶은 지나가는 순간의 연속이고
나는 그 순간을 잘 토닥여 내 손에서 놔줘야 한다.
스쳐가는 그 모든 찰나를 잘 바라보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현실을 지나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기를.
이 엄청난 계획이 올해 동안 잘 다져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