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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약 Jan 27. 2024

인풋 vs 아웃풋

현재는 과한 인풋상태

항상 무언가를 공부하고, 깨닫고, 배우는걸 좋아하는 편이다. 세상은 넓고 배울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늘 바쁘고 발발거렸지만, 그럼에도 삶이 늘 재미없고 지루했었다. 한번씩은 정말 이런 현타가 세게 와서, 아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앙앙 울기도 했으니까. 분명히 열심히 사는데, 애를 쓰는데 마음 한 구석에서는 늘 지루했다. 내가 얼마나 열심히 사는지 잘 아는 친구들은, 아.. 분명 인생 꽤 재밌어 보였는데.. 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것때문에 심리상담도 받은 적이 있다. 원체 충동성이 높은 편이라 평생 이 감정을 잘 조절하며 살아야 한다고 했다. 여러 자문을 구했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는 현명한 친구의 말이 있었다. 네가 그걸로 돈을 안벌어서 그래. 그냥 다 재미로만 해서 그래. 쌓아가는게 없어서 그래. 맞는 말이였다. 이런걸로 돈을 벌고 그게 쌓이면 또 다음 단계의 재미가 있는건데. 옷만드는걸 좋아하면서도 누가 산다고 하면 난 내 것만 만든다며 안파는 식이였다. 


이 대답을 조금 더 고민하고 관련해서 찾아보니까 아웃풋이 없어서 그렇다는 결론이 섰다. 내가 친한 작은 사업가들은 인풋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으면, 혹은 없을때에도 그냥 아웃풋을 낸다. 아무리 후져도 일단 만들어서 팔아보는 식이다. 그냥 일단 실행을 해보고 시장을 읽는 셈이다. 누가 뭔가 제안을 하면 할 수 없을것 같아도 일단 오케이 해보는 식이다. 난 일단 내가 어느정도 서야 그런 맘을 먹는게 가능한데, 그 마음도 꽤 오래 서는게 문제다.


그래서 사업가가 되고 싶지만 항상 창작자가 되는 거다. 블로그도 남들이 읽으려면 가볍고 유머러스한 정보성 글이 많아야 하는데 난 에세이가 가장 많다. 남들의 의견이야 뭐, 내가 하고싶은 말 하는게 먼저인거다. 그래서 늘 구독자들이 많지 않다. 글도 가벼워보이지만 농도짙은 글들이다. 인풋과 아웃풋에 대한 글을 찾아보니 과한 인풋상태. 그게 딱 나였다. 지금까지의 나이에서는 과한 인풋도 괜찮다. 어느정도 살아가는데 조금 방향성도 정해지고 주관도 생기고. 근데 이제는 아웃풋을 좀 내야 할 때다. 과정이 아니라 결과도 살필때다.


세상에 연결하는게 아웃풋이라는데, 따지자면 읽기는 인풋이고 글쓰기는 아웃풋이다. 올해는 그래도 글쓰기를 그나마 꾸준히 쓰고 있다. 인풋이 넘치면 알아서 아웃풋이 생긴다는데, 그걸 기다릴수 있을만큼 내가 인내심이 있는 사람인지 모르겠다. 벌써 인위적으로 조작하려 드는걸 보니까 아닐지도. 아니, 아니다 확실히. 무엇보다 내가 내고 싶은 아웃풋은 사업이다. 돈버는걸 해보고 싶어.. 라고 한지가 벌써 5년이 다 되어간다.


20살부터 브랜딩, 마케팅 관련 책을 꾸준히 읽어왔는데 한 번도 내 물건에 써본적 없다는 말이다. 이게 얼마나 과한 인풋이고, 부족한 아웃풋인가. 진짜 반성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짜잘한 거라도 한번이나따나 해보지. 주변 사업가들을 보면 하나같이 그 용기가 찬란하다. 아무리 힘들다 어쩐다 해도 시작하지도 못한 나보단 낫다. 난 주제를 아직도 정하지 못했다. 5년간 뭐라도 해보고 바꾸고 했으면 적어도 근사치는 갔을텐데. 


인풋은 자꾸 쉽게 하면서 아웃풋은 자꾸만 미루고 피하는게 문제다. 유튜브도, 뉴스레터도, 팟캐스트도 벌써 한달이나 미뤘다. 심지어 준비나 공부를 하지도 않았다! 작년에 한달이면 축제를 기획해서 운영했던 시간이다. 뭐가 이렇게 질질 밀리는지 모르겠다 정말. 그러니까 이제 정말 반성하고 하루에 하나씩, 아무리 작은 아웃풋이라도 내야해. 


회사에 다닐땐 그런 생각을 했다. 아 이렇게 일 8시간 앉아서 뭐든 이정도 노력으로 하면 진짜 내가 뭘 하고도 했다. 그런데 안다니니 일 8시간이 뭐야, 일 2시간 앉기도 힘들다. 강제성이란, 마감이란 그런거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구축된다는건 대단한거고, 그래서 시험합불을 떠나 아무리 아가리라도 공시생들이 대단한거다. 다들 나보고 천천히 해도 된다는데, 내가 되지 않는다. 올해는 아웃풋을 내는데에 집중해야겠다. 생산적인 나로 전환되야지.


당장 하고 싶은 것부터, 당장있는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해쳐나가야겠다. 그러면서 사실은 큰 일도 어느정도 노려보고, 내 색깔도 잃지 않고. 바쁘게 정신없이 흘러가는 하루하루 중에도 어떤 경향성이 보일테다. 그럼 그걸로 또 다음 일을 해보고. 마음껏 덤벼볼 수 있는, 루틴을 만들어야 하는 기한이 4개월이 남았다. 1개월간 그래도 글도 쓰고, 외국어공부도 하는게 어느정도 몸에 익었다. 앞으로는 전환해야 할 시간. 앞으로의 과정은 모두 글에 오롯히 녹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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