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한 건강생활 14
영양사・식생활연구가 이영인
새벽 찬 이슬이 서리로 내릴 즈음, 화려한 단풍철도 막을 내리고 이내 곳곳에서 낙엽 밟는 바스락 소리가 울린다. 성숙의 절정을 뒤로하고 다시 겨울맞이를 위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기, 10월이야말로 몸과 마음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주어야 할 때다. 한층 더 쌀쌀해진 이달의 밥상에는 달큰한 된장소스의 가지요리를 올려 포근한 함박 미소를 나눠 보자.
가을에 더 맛있는 채소, 가지
가지는 흔히 여름 제철 채소로 알려져 있으나, 서늘한 가을바람결에 수확한 가지는 영양이 응축되어 더욱 깊은 맛과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가지에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꾸준히 섭취하면 암, 노화, 대사 질환 등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수분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식이섬유 함량이 높으므로, 포만감 대비 열량이 낮아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꼽힌다. 이외에도 비타민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며, 나트륨 배출 작용을 하는 칼륨이 풍부하여 부종 완화에도 좋다.
해면같이 폭신한 과육이 특징인 가지는 기름에 조리하면 조리유를 잘 빨아들여 열량이 높아지지만, 필수 지방산인 리놀산과 지용성인 비타민E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지를 무침, 볶음, 찜, 튀김 등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 반찬이나 주요리로 활용하며, 외국에서도 스테이크의 가니시나 파스타소스, 라타투유 같은 오븐구이 요리에 폭넓게 사용한다. 가지를 살 때는 보라색이 선명하고 표면이 매끈하며 광택이 나는 것을 고르면 좋다. 저온에 약한 가지는 냉장고에 두면 과육이 검게 변할 수 있으니 되도록 실온에 저장하는 것이 좋다. 세로로 얇게 썰어 가을볕에 말려 보관해 두면 겨우내 나물 반찬을 해 먹기도 편리하다.
은은한 된장소스로 부드러움을 더하다
우리말로 하얀 된장이라는 뜻의 시로미소[白味噌]는 일본 간사이 지방의 대표적인 된장 중 하나다. 다른 일본식 된장에 비해 발효 및 숙성 기간이 짧아서 색이 연하고 소금 함량이 낮아 짠맛이 덜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콩보다 쌀 누룩 함량이 높아 쌀로부터 분해된 천연 당분의 달콤함과 살짝 스치는 알코올 향이 매력적이다. 시로미소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은 요리의 색깔이나 향미를 과하게 변화시키지 않으므로, 섬세함을 추구하는 교토의 고전 요리나 디저트에 많이 사용되어 왔다.
가을 가지를 사용한 이달의 요리는 은은한 맛의 시로미소와 마요네즈를 넣은 된장소스를 곁들여 가지 과육의 폭신한 식감을 더욱 부드럽게 마무리했다. 레시피에는 가지를 태우지 않고 촉촉하게 굽기 위해 포도씨유를 넉넉하게 사용했으나, 기름 사용량을 줄이고 싶다면 김이 오른 찜기에 5~8분 정도 쪄낸 가지를 한 김 식혀 된장소스를 얹어 먹는 방법도 추천한다.
재료
가지 1~2개 (200g)
포도씨유 2큰술
대파 조금
된장소스
시로미소 2큰술
마요네즈 1작은술
간장 1작은술
설탕 1/2작은술
만드는 방법
1. 가지는 표면을 깨끗하게 씻어 1.5cm 정도 두께로 썰어 둔다. 볼에 된장소스 재료를 넣
고 잘 섞어서 준비한다.
2. 중불에 달군 팬에 포도씨유 1큰술을 두르고, 가지의 원형 단면이 아래로 가게 하여 1
분 정도 굽는다. 가지를 뒤집어 포도씨유 1큰술을 다시 추가한 후 팬 뚜껑을 닫고 1~2
분 정도 가열하여 속이 잘 익도록 한다.
3. 약불로 불을 줄이고 가지 단면에 된장소스를 올린 후 뒤집어 30초~1분 정도 익힌다.
반대 면도 동일하게 조리하되, 타지 않도록 주의한다.
4. 구운 가지를 접시에 담고 된장소스를 추가로 살짝 얹은 후, 잘게 썬 대파를 토핑으
로 올려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