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부드러움 보다 때로는 공격적으로

by Balbi


부드럽게…….둥글게…….

글을 작성한다는 핑계로 용기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무언가 잘못되었고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에 대해 작성하는 글은 날카롭고,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함께 보는 커뮤니티의 게시글일 경우엔 나의 공격성을 다 드러내 보일수가 없다. 그 글을 읽는 모두가 불쾌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각사각을 알게 되고 꾸준히 글을 써오며 나만의 기준이 생겼다.

1. 하루에 1,500~2,000자 이상의 글을 쓸 것.

2. 중학생 수준의 독자가 읽어도 이해되는 글을 쓸 것.

3. 내 글을 읽는 사람이 글을 읽고 불쾌함을 느끼는 글을 쓰지 말 것.


내가 쓰는 모든 글을 이 기준에 다 맞췄다고 볼 수는 없지만 최대한 맞추려 노력했다.

초반 글을 쓸 때는 글의 양을 맞추는 것이 최대 난제였다. 그러나 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레 해결이 되었다. 때로는 너무 불필요한 말이 많은가 싶어 덜어내는 것이 더 힘들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내 글을 읽는 사람에게 불쾌함을 주지 말자.

개인적인 에세이를 작성할 때는 애초에 글의 소재로 가져오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나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어쩔 수 없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성질머리 때문에 한 번씩 키보드를 두드리게 된다. 불의에 항거하는 표현을 내 표현 그대로 쓰면 너무 공격적으로 보이기에 어젠 쳇샘의 도움을 받았다.


‘내가 작성한 글을 부드럽게 수정해줘.’

수정되어 나온 글은 나의 공격성을 최대한 완화시켜 아주 완곡하게 바뀌어 있었다. 직접적인 표현이 사라져 내 글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모두가 보는 글이기에 수정된 버전의 글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그러나 이 완곡함도 받아들이는 사람의 이해도를 고려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도가 떨어지고 자신들의 주관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는 대놓고 직접적인 표현만이 답일 수 있겠다는.




아티스트를 덕질하기 위해 모인 팬카페에서 무슨 영광을 누리겠다고 권력에 욕심을 내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그동안 수많은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해왔지만 운영진이 임기를 마치고 차기 운영진에게 인수인계하는 과정이 껄끄러웠던 적은 없었다.

차기 운영진에 나서는 이가 없어 운영에 공백이 생길 경우 현 운영진의 연임을 회원들에게 물어 임기를 추가로 이어가는 경우는 많이 보아왔다. 그러나 차기 운영진으로 여러 후보가 나선 상황에서 꼼수를 부려 연임하려는 작태는 회원으로서 불쾌하기까지 하다.


그들은 지난 1년 동안 수많은 문제를 일으켜왔다. 커뮤니티를 경험해본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운영진이라는 자리는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는 자리라고.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자리라는 말인데, 그들은 그것이 무슨 대단한 권력이라도 되는 양 크고 작은 문제로 커뮤니티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회원들이 그것을 다 잊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은근슬쩍 ‘연임’을 노리고 있다. 회원의 추천을 받아 후보로 나오면 연임이 아니라는 괴변을 해가면서 말이다.




아티스트 팬카페에서 선거관리위원회라니…….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내 상식으로는 지금의 이 상황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참으로 궁금하다.

열흘 안으로 결론이 나올 것이다.

내 상식에 부합하는 결론이라면 그곳에 계속 머물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이 소란으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이렇게까지 감정노동을 해가며 그곳에 머물 이유는 없다.


덕질을 하며 나는 나 자신을 새롭게 발견했다.

난 내 자신을 사랑하는구나.

난 내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구나.

난 섬세한 연주자를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나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는 건 무척이나 중요하다.

하지만 불필요한 감정노동은 단칼에 잘라내야 한다.

행복하기 위해 하는 덕질이 스트레스가 된다면 미련 둘 이유가 없다.

하루빨리, 단호하게 - 때려치우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를 위한 소비_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