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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이제 겨울인가…….

by Balbi


유난히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은 내 몸을 스치듯 사라졌다.

어느새 찬 바람이 불고, 겨울이 찾아왔다.


더운 여름날 무수히 마시던 얼음동동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잊히고,

차가운 바람에 간사한 몸뚱이는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찾는다.

머그컵에 담긴 따뜻한 커피 한 잔,

부드럽고 달콤한 티라미수.

찰칵.

특별하지 않은 소박한 사진 한 장이 완성되었다.

사진을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며 짧은 글을 남겼다.


춥다…….이제 겨울인가…….

나의 아티스트들 모두 건강하기를…….


찬바람이 불고 날이 추워지자 군 복무 중인 아티스트가 생각났다. 전방 부대는 아니지만, 아무리 좋은 환경이라도 군대에서 느끼는 겨울의 추위는 다를 것이다.


‘나의 아티스트들.’

지훈(리베란테)을 포함해 내가 카메라에 담았던 모든 장병들을 뜻한다.


전쟁기념관 정례행사가 끝난 지 일주일.

금요일마다 느끼던 설렘은 사라지고, 대신 허전함이 찾아왔다.

그러나 이 추운 날씨를 생각하면 행사가 지난주에 끝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내년 봄 상반기 정례행사를 기다리기까지 4개월.

그 시간 동안 누군가는 전역하고, 누군가는 여전히 국방의 의무를 다할 것이다.


요즘 군 복무 기간은 많이 줄어들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대 나를 잊을까’라는 오래된 노랫말처럼 과거와 비교하면 절반으로 짧아졌지만, 그 시간을 견뎌야 하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길고도 막막한 시간일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무의미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결국 본인들의 몫이 아닐까.

그곳에서 그들이 배우고 느끼는 모든 것은 훗날 분명 큰 자산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20대 시절, 군 복무를 앞둔 친구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시간 죽이기.’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을 ‘버려지는 시간’이라며 억지로 견뎌야만 하는 것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섣불리 단정할 순 없지만,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에도 얻고 깨달은 것이 분명 있었으리라 믿는다.


남편에게 물었을 때 그는 군 생활을 통해 ‘인간관계의 기본과 혼자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사람은 스스로를 단련하며 삶의 중요한 것들을 배워간다. 그 시간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


내가 오래도록 마음에 품어온 문장 중 하나는 바로 이 말이다.


“무의미한 시간은 없다.”


군 생활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그들도 스스로의 이야기를 하나씩 써 내려가고 있을 것이다.


군 복무 중인 아티스트들과 대한민국의 모든 장병들.

부디 그 시간이 건강하고, 행복하며,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순간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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