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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 그 너머의 진심

by Balbi


늘 망설이는 순간이 있다.

‘할까? 말까? 괜한 오지랖인가? 부담을 느끼려나? 잘못된 선택이면 어쩌지?’

그 망설이는 순간엔 온갖 생각이 머리를 뒤덮는다. 온갖 부정의 생각이 실타래처럼 줄줄이 이어져 나온다. 그 망설임을 멈출 수 있는 건 고민을 멈추고 실행을 하는 순간이다.

실행에 옮기는 순간, 망설임 동안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수많은 생각들은 가벼운 먼지처럼 휙 날아가 버린다.


나의 사적인 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는 것으로 인한 망설임은 덜하지만 타인의 시선에 대해선 더욱더 망설이게 된다. 타인의 평가를 두려워 한다기 보다 나의 행동이 민폐나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조심성이 크다고 하겠다. 조심성 있는 배려로 상대에게 불편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조심성과 배려는 균형이 필요하다. 조심성이 지나치면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배려가 부족하면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균형이 깨질 때 우리는 온갖 잡생각들로 혼란에 빠진다. 그럴 땐 내 마음이 진심인지, 단순히 두려움 때문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 마음이 진심이라면 조금 더 용기를 내도 괜찮다.


지난 봄 전쟁기념관 정례행사에서 군악대 장병들의 사진을 찍어 보내줄 때에도 망설임이 있었다. 일반인 신분에서 군에 입대해 군인으로 행사에 선 것인데 타인이 내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부담이지 않을까? 망설임 끝에 그들에게 보내준 사진에 모두들 고마워했다. 한 장병은 이런 고화질의 사진은 처음 받아 본다며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겼고, 또 다른 장병은 음악을 하며 초심을 잃을 때마다 이 순간을 기억하겠다는 인사를 전했다. 내 진심이 전해진 순간이었다.


‘몰라, 몰라. 내가 나쁜 생각으로 한 게 아니니 내 진심이 전달 될 거야. 잘 될 거야,’ 망설임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찼다면 실행은 긍정의 시작이었다. 행복해지는 순간이다. 부정의 생각으로 가득한 순간에는 불안감과 초조함으로 집중하기 힘들다. 그러나 긍정의 생각으로 가득한 행복해지는 순간이 오면 모든 것이 정리되며 집중의 시간이 온다.


그들에게 사진을 보낼 때 망설임을 멈추고 실행을 한 순간의 생각은 딱 하나였다. ‘내가 나쁜 의도로 찍은 게 아니고 멋지게 나온 사진만 골라서 보내주는데 그들도 자신들의 멋진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 좋아할 거야. 나중에 우리 아들에게도 이런 순간이 온다면 사진을 찍어준 상대가 고마울 거 같은데…….’ 내가 좋은 의도와 뜻을 가지고 행했더라도 그것을 왜곡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순수한 마음을 왜곡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그것이 표현된다면 그것을 삐뚤어진 시선으로 보진 않을 것이다. 타인에게 다가가는 일은 언제나 망설임을 동반한다. 하지만 순수한 마음과 사랑의 시선으로 다가간다면 그 마음은 결국 전해질 수밖에 없다.


사랑의 마음은 결국 전달되는 법이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돕고 싶다면 망설임의 벽을 넘고 용기를 내어 다가가 보자.

망설임을 멈추는 순간, 당신의 진심이 빛처럼 전해질 것이다.


사진을 보낸 내 진심이 장병들에게 닿았듯, 내가 응원하는 슈스(리베란테 김지훈)에게도 이런 진심이 언젠가 닿을 거라고 믿는다.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없는 슈스와 팬의 관계.

아쉬운 부분이지만 하늘의 별은 잡을 수 없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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