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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May 02. 2022

Sigurd Microelectronics

M&A를 통한 사업 영역 확장, Test를 넘어 Bumping으로

Sigurd Microelectronics Corporation(矽格股份有限公司)

TWSE Code : 6257

설립일 : 1988년 12월 15일

종업원 : 4,003명(2020년 말 기준)

홈페이지 : https://www.sigurd.com.tw/eng/sigurd_about.asp



 기업이 성장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OSAT업계에서는 주로 경쟁사를 인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시간이 소요되는 내부 역량 강화보다는 경쟁사가 가진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흡수하여 단기간에 외형적 성장과 함께 기술적 도약을 이뤄냈다. 물론 대만의 SPIL, KYEC 같이 자신들이 가진 내부 역량을 강화를 통해 공장을 설립하고 기술력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ASE, AMKOR와 같이 OSAT업체 대부분은 경쟁사 혹은 선진사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다. 

 이렇게 OSAT업계에서 인수합병이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는 반도체 패키징 위탁사업이 가진 특수성에 있다. 전 세계 반도체의 수요량 변화는 세계 경제 사이클 변화에 따라 급등락을 하기 때문에 시장 성장기에 장기간 시간을 들여 자신의 공장을 짓기보다는 이미 고정된 고객사가 확보된 공장을 인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업체들이 적절한 시기에 적합한 인수합병의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물이 나오는 타이밍에 맞춰 매물을 노리는 경쟁자들을 압도할만한 자금력이 갖춰져 있다면 자신의 힘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성장을 이룰 수도 있다. 2010년대 중반, 중국 정부의 두둑한 자금 지원을 받은 중국 OSAT업체들은 OSAT업체 간 합종연횡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포착했다. 불과 3년 사이에 중국 Big 3 업체인 JCET, TFME, TSHT은 자신보다 규모가 크고 기술력이 뛰어난 선진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단시간에 세계 무대에서 대만계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했다. 중국계 OSAT업체들의 공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자극을 받은 대만, 미국의 거대 OSAT업체들도 인수합병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만 OSAT업계의 양대 산맥이었던 ASE와 SPIL은 2016년부터 이어진 떠들썩한 적대적 M&A 공방을 마무리하고 2018년 4월 ASE Holdings의 일원이 되며 세계 최대 OSAT 자리를 굳혔다. 미국의 OSAT업체인 AMKOR는 일본계 종합 반도체 회사(IDM)의 패키징 라인을 흡수하며 덩치를 기운 J-Device와 차별화된 Wafer Level 패키징 기술을 가지고 있던 포르투갈의 Nanium을 인수했다. 중국의 사모펀드인 Wiseroad Capital은 2020, 2021년 싱가포르의 UTAC과 ASE Holdings의 중국 생산공장 4곳을 각각 인수했다.

OSAT업체 간 M&A 현황

 이와 같은 일련의 인수합병이 이뤄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들만이 가진 까다로운 점이 있었는데, 바로 피인수 대상 기업이 대만에 가지고 있는 법인의 존재다. 대만의 기업 인수합병 법률에 따르면 인수 주체의 자회사 혹은 지사가 대만에 있어는 경우에만 인수합병에 대한 검토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데, 중국의 OSAT업체나 사모펀드들은 대만에 거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피인수 업체에서 대만 Site만을 분리하여 타업체에 매각하는 것이다.

 

 대만의 Test업체인 Sigurd는 JCET와 Wiseroad Capital의 인수합병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Winstek(舊STATSChipPAC Taiwan)과 UTAC Taiwan을 잇따라 인수했다. 이를 통해 2016년 매출액 2,088억 원에 불과했던 Sigurd는 2021년 6,831억 원으로 3배가 넘는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 대만에는 Sigurd 외에도 여러 OSAT들이 있지만 어떻게 Sigurd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분리된 Winstek과 UTAC Taiwan 2곳을 모두 인수할 수 있었을까?



 Sigurd는 1988년 Giant Electronics(巨大電子)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1980년대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태동기로써 가내수공업 규모를 가진 OSAT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때였다. Giant Electronics도 수많은 소규모 OSAT업체 중 한 곳으로 설립되었다. 그러던 중 1994년 SPIL이 자금 투자를 통해 1대 주주에 오르면서 Giant Electronics는 한동안 SPIL의 직접적인 지배하에 놓이게 됐다. 현재 Sigurd에는 SPIL의 지분이 남아 있지 않지만 오랫동안 SPIL의 영향을 받아온 탓에 Sigurd에게 있어 SPIL은 아직도 모회사와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그런 까닭에 Sigurd는 UMC와 SPIL이 주축이 된 Yann Yuan Fund의 주요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1998년, Giant Electronics는 동종업계 경쟁사인 Sigurd를 인수하여 사명을 Sigurd로 변경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과거 ASE와 AMKOR가 그랬던 것처럼 Sigurd 역시 경쟁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확대해 나가기 시작했다. 


 2002년 Xin-Chen Technology를 인수 이후, 2003년 대만 증시에 상장하여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을 확보했다. 여세를 몰아 2005년 Yu-Tung과 2006년 Hung-Yu를 합병하고 2013년 Meicer Semi. 까지 소규모 업체들을 잇따라 인수했다. 그러던 2016년 Wafer Probe 역량 확대를 위해 중형 규모의 TEST업체인 TSI를 인수했다. TSI 인수 후, 자신감이 오른 Sigurd는 인수 대상의 규모를 대폭 상향하고 매물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Sigurd의 Winstek 인수과정

 2017년 Sigurd는 JCET의 STATSChipPAC 인수 과정에서 분리된 Winstek의 지분 51.9%를 싱가포르 투자청의 자회사인 TEMASEK Holdings로부터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했다. 2017년 Winstek 인수 당시를 복기해 보면 Sigurd에게 있어서는 최적의 타이밍이었다. Sigurd는 그동안 인수합병으로 커진 몸집과 반도체 대세 상승기를 거치며 쌓인 현금으로 투자 여력이 충분한 시기였다. 여기에  대만 최대 Test 업체인 KYEC는 Winstek과 중복되는 사업이 많아 매물로 나온 Winstek의 인수에는 관심이 없었다. 또한 Test 2위 업체인 Ardentec은 Giga Device 인수 작업에 집중하느라 Winstek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Sigurd와 비슷한 규모의 Test 업체인 YETC는 자금 여력 부족으로 Winstek을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컸다. 어찌 보면 Winstek이 가진 어중간한 규모(연매출액 1천억 원)와 타이밍으로 인해 타업체에 인수되지 않고 Sigurd 품에 안길 수 있었다.



Sigurd의 UTAC Taiwan 인수과정

 

 2020년 중국의 사모펀드인 Wiseload Capital이 UTAC 싱가포르를 인수할 때에도 대만에 위치한 UTAC Taiwan의 존재가 인수 과정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JCET 사례를 통해 대처 방안을 숙지하고 있었으므로 이전과 동일하게 UTAC Taiwan을 분리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Wiseload Capital은 UTAC Taiwan의 매각을 위해 대만 OSAT업체들에게 매수 의사를 타진했다. 그런데 지난번 Winstek를 통해 크게 재미를 봤던 Sigurd에서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전달해 왔다.

 UTAC Taiwan의 Main Business는 Wafer Bumping이었는데 UTAC Taiwan의 인수가 가능한 1 Tier 업체들은 이미 충분한 Bumping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Sigurd에게 있어서 UTAC Taiwan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퍼즐이었다. 하지만 타업체들에게 있어서는 고객사가 중복되거나 생산시설 중복으로 인해 유휴설비가 발생할 수 있는 계륵 같은 존재였다. 결국 Wiseroad Capital은 미화 1.65억 달러(약 2천억 원)에 Sigurd와 UTAC Taiwan 매각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2021년 1월, UTAC Taiwan의 매각이 완료되면서 Sigurd는 현재의 모습에 이르고 있다.



 2020년 기준 Sigurd의 사업 비중을 보면 테스트 76%, 패키징 21%, 기타 3%로서 테스트 사업에 특화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테스트 사업을 세분화해 보면 반도체 완제품 테스트 70%, Wafer 테스트 30%로 이루어져 있다. Sigurd는 현재 대만에서 가장 큰 규모의 무선통신칩 테스트 업체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테스트 & 패키징 되는 주요 Application은 무선 통신 Device(45%)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외에도 패널 구동칩(20%),  메모리(15%), 전원 관리 칩(PMIC-14%), 기타(6%)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고객사 비중은 대만 국내 업체(56%)와 해외업체(44%)로 한쪽에 편중되지 않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Sigurd는 단기적으로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비교 우위가 없는 저부가가치 패키징 사업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5G, IoT, 자동차 전장 등에 대한 니치 패키징 시장에 대한 공략은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대신 전사의 역량을 테스트에 집중하여 기존 테스트 설비의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끌어올리는 한편, 해외 팹리스 고객과의 파트너십 강화에 적극 임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대량의 통신칩 평가를 위한 고성능 테스트 설비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Sigurd는 장기적으로 WLCSP(Wafer level Chip Scale package) 및 DPS(Die Processing Service) 기술을 고도화하여 경박단소화하는 패키징 트렌드에 대응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Turnkey 패키징 & 테스트 사업과 니치 마켓용 테스트 서비스 사업을 구축하여 경쟁사인 KYEC, Ardentec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Sigurd를 비롯한 해외업체들은 활발한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OSAT업체들은 글로벌 트렌드와 괴리되어 정체된 느낌이다. 물론 LB세미콘에 의한 LB루셈 인수, 어보브반도체의 윈팩 지분 인수와 최근 두산의 테스나 인수까지 몇몇 굵직한 인수합병 사례가 있지만 동종업계에서 경쟁사를 인수하여 몸집을 불리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전 글을 통해 몇 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소수의 고객사를 상대로 다수의 업체들이 경쟁하는 현재의 구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우리나라 OSAT업계의 양적, 질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물론 무턱대고 멀쩡한 회사 문을 닫거나 시너지도 나지 않는 업체들끼리 합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업체들 간의 합종연횡을 통해 시너지와 수익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래야만 자체적인 기술력을 확보할 여력이 생기고 해외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다. COVID-19으로 인해 2년여간 뜨겁게 달아올랐던 반도체 시장이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그때가 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된다. 

 시의적절한 때가 왔을 때, 과연 우리는 과연 과감한 결정을 할 수 있을까?  












Winstek Semiconductor Co., Ltd.

https://www.winstek.com.tw/html/home/


UTAC Taiwan Corp (UTC)

https://utcciq.utc.com.tw/UTC/index.html


TEST-SERV INC.(誠遠科技股份有限公司)

 TEST-SERV INC..

http://www.testserv.com.tw/web_2015/CompanyOverview/Overview.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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