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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dward Choi Dec 19. 2021

7. 대만 OSAT와 Foundry 동반 성장 전략②

※ 대만 OSAT 설립일(현재 사업 지속 중인 업체)

-. 1970년대 : OSE(1971년), Lingsen(1973년), Tonghsing(1974년) 

-. 1980년대 : GREATEK(1981년), ASE(1984년), SPIL(1984년), KYEC(1987년), Sigurd(1988년),

                        VATE(1988년)

-. 1990년대 : FATC(1990년), YTEC(1991년), Walton(1995년), PTI(1997년), Chipmos(1997년)

                       Chipbond(1997년), Xintec(1998년), TICP(1998년),  Ardentec(1999년) 

-. 2000년대 : Winstek(2000년), ETREND(2000년), GTTW(2004년)


 1970년대 초부터 대만 내 패키징 업체들이 하나둘씩 설립되어 OSAT산업이 태동하게 된다. 1980년대 들어서는 현재 대만 OSAT업계를 구성하는 주요 기업들이 설립되었으며 1990년대에는 메모리 반도체를 패키징 & 테스트하는 업체들이 설립되었다. 

 초기 대만의 OSAT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한 규모를 가진 가내수공업 형태의 업체들이 대부분이었다. 조그마한 공장에 몇 대 안 되는 설비를 들여다 놓고 IDM에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물량을 수주하여 패키징 했다. 당시에는 대만의 전자기업들이 가세하여 회사 내부에 반도체 패키징 부서를 운영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패키징 업체가 난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옥석가리기가 진행 됐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해 수익이 나지 않는 업체들부터 도산하거나 타업체로 합병되어 난립했던 OSAT가 어느정도 정리되었다. 현재 대만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대만 OSAT업체들의 회사 연혁을 들여다보면 타업체를 인수하거나 생산공장 일부를 매입하여 사세를 넓힌 경우가 많다. 바꿔 말하면 현재 대만에서 OSAT 업을 하는 업체들은 아무리 작은 업체라도 시장의 혹독한 구조조정과 살벌한 약육강식에서 살아남은 업체들로 볼 수 있다. 심지어 2016년에는 대만 1위 업체인 ASE가 2위 업체인 SPIL을 인수하는 등,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치열한 경쟁에 놓여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OSAT업체 간 인수합병은 2013년 에이티세미콘과 세미텍 합병, 2018년 LB Semicon의 Lusem(現LB Lusem) 인수 외에는 이렇다 할 추가 사례가 없다. 


 대만 OSAT업체들의 사세 확장 방식은 크게 2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ASE와 같이 자가 공장 건설과 별도로 다른 업체를 인수함으로써 몸집을 불린 경우와 SPIL, KYEC 같이 자기 자본의 내부 투자를 통해 신규 공장을 건설하여 생산력을 끌어올린 경우이다. 전자(ASE 방식)는 생산 능력을 단기간에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장점과 피인수 기업의 인수 시점을 조율할 수 있다는 장점 있는 대신에 인수 & 피인수 회사 간 이질적인 문화가 융합되기 어렵다는 것과 자금력이 없는 업체는 시도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후자(SPIL 방식)는 동일한 회사 내에서 생산 Site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구성원 간의 융합에는 문제가 없으나, 생산 공장이 완공되어 실제 전력화가 될 때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리고 투자 시기를 잘못 선택할 시에는 장기 투자로 인한 재정 Risk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최근 반도체 패키징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Wafer level 패키징 생산라인 구축 비용이 급상승하고 있다. 또한 생산 라인 보안 문제로 인해 최신 선단 공정용 공장에 한해서는 내재화하는 방향으로 트렌드가 변화 중이다.     



  

2010 ~ 2020년 대만 OSAT 매출 현황(단위 : 억 원)


 위에 있는 표는 대만 OSAT업체들의 매출 현황을 정리한 표이다. 모회사 & 자회사 관계에 있는 업체들은 자회사의 매출액을 시장 규모에서 제외했으며, OSAT 외 다른 사업부문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OSAT 매출만으로 한정했다. 또한 여기에 TSMC의 Fan-Out 매출의 추정치를 넣어 완성했다. 

 지난 10년간의 매출액 변화를 분석해 보면 특히 대형업체들의 가파른 매출액 증가가 눈에 띈다.  반도체 업계에서 회자되는 "Big is getting bigger"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대만 역시 상위권 업체로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쏠리고 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선단 공정의 패키징 기술 보유 여부와 이를 양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의 규모가 업체들의 명암이 가를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ASE가 중국 공장 4곳을 중국의 사모펀드(Wise Road)에 매각했다. ASE는 매각 대금을 활용하여 대만 가오슝에 최신 공정의 패키징 공정에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이번 투자는 TSMC의 3nm공정에서 생산되는 Wafer의 패키징을 염두한 것으로 오랜 파트너인 TSMC와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OSAT업계에서 대만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합하면 50%가량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나 대만 업체라고 해서 모든 업체들이 무조건적인 성장을 하지 않는다.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몇몇 업체들의 경우 사업 방향, 주력 분야가 시장과 역행하거나 최종 고객사의 경쟁력 상실로 인해 성장이 지지부진하거나 심지어 매출액이 감소한 경우도 있다. 아무리 큰 업체들이라도 대부분의 업체들은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가지고 있다. 매출액이 큰 ASE, SPIL이라고 해서 고가의 고기능 제품만을 생산하지 않으며, 저가의 대량 생산 제품까지 Full Line-Up이 갖춰져 있다. 이는 사업군이 한 곳으로 편중될 경우, 시황 편화에 따른 위험회피가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중소형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저가 패키징에 매출이 집중되어 있으며 패키징 물량을 수주받기 위해 대만에 위치한 업체들 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과도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대만이 현재 Foundry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으나 대만 OSAT들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패키징을 소홀히 한 것은 아니다. 리스트에 있는 업체 중, PTI & FATC & Walton & OSE는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업체들이다. 비록 예전에 비해 대만 메모리 반도체 기세가 꺾였지만, 이들은 일본과 미국 그리고 대만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대한 패키징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하고 있다. 

 PTI는 Kioxia(舊Toshiba)와 Micron의 물량을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대기업 집단에 속한 FATC(Formosa group-Nanya), Walton(PSA Group-Winbond)는 그룹 내 패키징을 담당하고 있다. OSE의 경우, Kingston(미)와 전략적 협력 관계에 있으며, 2020년 Chipbond가 30%의 지분을 확보하며 고질적인 운영자금 부족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 이 업체들 중, PTI는 독보적인 규모를 갖고 있는데 메모리 반도체 외, 시스템반도체(GREATEK) 업체와 테스트 전문업체(Tera Probe)를 산하에 두고 있으며, 일찍이 Panel Level Fan-Out에 투자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위에 있는 도표를 통해 대만의 대표 Foundry 업체인 TSMC, UMC와 주요 OSAT 간 긴밀한 협업 관계를 알 수 있다. 팹리스에서 TSMC를 통해 Wafer를 가공하는 경우, 팹리스와 계약되어 있는 별도의 OSAT가 없는 한 ASE가 패키징을 위한 최우선 업체로 고려된다. 이와 대척점에 있는 "Yann Yuan Investment"는 본래 SPIL에 대한 ASE의 적대적 M&A를 방어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UMC(Foundry), SPIL(패키징 & 테스트), KYEC(테스트), Sigurd(테스트 & Bumping), Unimicron(기판 생산업체)가 상호 출자하여 설립한 합작회사로서 외부세력으로부터 "UMC 연합"을 지킴과 동시에 협업을 공고히 하려는 목적을 띄고 있다.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전에도 본래 이들 업체들은 親UMC 업체들로 불렸으며, UMC에서 가공되는 Wafer의 패키징시 최우선 고려 대상이었다. 이처럼 대만의 Foundry 업체와 OSAT는 협업 라인 구축을 통해 시너지를 발휘하고 예상치 못한 위협에 대해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다.  

 마지막에 있는 도표는 대만 기업 집단에 속해 있는 업체들에 대한 내용이다. 그룹사에 속해 있는 경우 적대적 M&A에서 자유로울 수 있으나 반대로 현실에 안주하기 쉽다. Walton, FATC, Vate, TICP의 경우 그룹사의 발주 물량에 의지하다 보니 타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정체된 모습을 보여 준다. 




 우리나라와 대만의 OSAT산업 규모 비교한 도표를 보면 2012년을 기점으로 양국 간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의 수량이 늘어나고 반도체의 패키징 방식이 고도화되며, 메모리와 DDI에 편중된 우리나라 업체들은 대만 업체들과의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OSAT 규모는 대만의 12.8%에 불과한데 2021년 대만 OSAT업계가 20%가량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2021년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대만의 OSAT업계는 대만 Foundry 업체들의 성장에 대한 확실한 낙수효과와 Foundry와 연계된 시너지 효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0년 Wafer 가공업체 규모의 48%에 달하던 OSAT업계 규모는 2020년 30.5%까지 떨어졌으나 이는 대만 Foundry 업계의 폭발적인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OSAT 업계가 Foundry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렇게 대세상승 중인 대만 OSAT업계에도 고민이 있으니 바로 생산라인 가동을 위한 인적자원 확보와 미중 사이에서의 외줄 타기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대만의 젊은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고 있는데, 현재의 대만 산업계의 성장은 대만 젊은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 낮은 임금 때문에 대만 젊은 이들은 OSAT에 취업하기를 꺼리다 보니 그 빈자리를 산업연수생이라는 외국인들로 채우고 있다. 특히 OSAT의 경우, 생산설비 자동화가 어려워 사람 손을 필요로 하는데, OSAT규모가 커질수록 외국인의 일손이 더 많이 필요하다. COVID-19의 장기화로 인해 타국 산업연수생 수급이 원활치 않은 경우, 패키징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대만 OSAT들은 신규 공장 건립 시, 완전자동화를 목표로 한 스마트 팩토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그동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위태로운 외줄 타기를 해왔지만, 미중 무역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둘 중 한 곳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놓였다. 2019년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격상되고 대만과 미국의 관계가 긴밀해지며 대만 OSAT업체들의 對중국 사업도 전면 수정에 들어가게 됐다. 

 SPIL은 2017년부터 중국 푸젠성에 화웨이(Hwawei)의 자회사 Hi-silicon만을 위해 대규모 패키징 생산 라인을 건설했으나 화웨이 그룹이 미국의 제재를 받자, 공장 가동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이 무너지면서 Hi-silicon은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되던 반도체를 더 이상 생산할 이유가 없어졌다. 상황을 주시하던 SPIL은 Hi-silicon을 위한 패키징 공장의 가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2020년 중반 SPIL은 생산설비 Set-Up까지 끝낸 생산라인을 눈물을 머금고 중국 업체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2월 초 발표된 ASE의 중국 4개 공장 매각도 실은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준비되던 프로젝트로 ASE는 중국 공장의 매각이 용이하도록 중국 내 자회사의 분할을 2020년 6월에 이미 완료했다. 이 외에도 다수의 업체들이 중국에서의 직접적인 사업을 줄이고 중국 업체에 지분 투자하는 방식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저사양 반도체 패키징에 대한 대만 업체들의 빈자리는 중국 본토 기업들이 채우되 첨단 반도체 패키징에 대한 대만 OSAT 의존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대만의 반도체 산업 변천사와 OSAT업계의 현황에 대해 살펴봤다. 정리하자면 대만의 OSAT업체들의 성장률은 대만 내 Wafer 가공 성장 패턴을 추종하지만, 우리나라의 OSAT업체들의 성장률 패턴은 Wafer가공업체의 물량 배분 정책에 따라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여 준다. 결국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는 우리나라 업체들은 대만 업체들 대비 투자 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는 미래를 준비하는 역량 차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만 업체들이 축적된 수익을 활용해 Wafer level Packging 등 선단 공정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OSAT업체들은 아직 선단 공정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끝으로 선단 공정 개발을 통한 선진 업체의 추격과 해외 고객사를 맞이할 대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구현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는 한 개 업체의 힘으로는 절대 이뤄낼 수 없다.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자면 장기적으로 OSAT 간 역량 집중을 위한 역할 분담 및 ASE-SPIL Case와 같은 업체 간 합병이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OSAT가 대만, 미국, 중국 거대 업체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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