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업'이 제대로인지 테스트하려면,

풀업유감

by 발레 언니

pull up: 다리에서 골반을 끌어올려 계속해서 척추까지 연장시킨다. 전방으로는 복근을, 후방으로는 둔근을 사용해 척추를 길게 늘인다. 골반과 척추를 안정시키는 내, 외 경사 복근과 가로 복근의 활동이다. 풀업을 하지 않으면 자세가 망가질 뿐 아니라 부상을 당하기 쉽다. 골반을 바로잡는 것은 요추와 기타 척추 곡선, 정렬과 유연성에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 골반이 비뚤어지면 호흡, 폴드브라, 머리의 위치까지 영향을 미친다.


구글에 pull up을 검색하면 나오는 글의 한 단락을 번역했을 뿐, 이 이하로도 풀업에 대한 정의는 스크롤이 멈출 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수업시간에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풀업이다.

'풀업 하세요, 골반을 더 펴요, 끌어올려요, 키 더 커져요.'


발레에서 바른 자세를 일컫는 '풀업',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이 풀업을 과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테스트가 필요하다면 Dance of the Cygnets를 해보면 안다, 이 춤을 추고 난 후 종아리가 돌처럼 딱딱하다면 풀업을 안 했다는 방증일 테니. 이 작품을 배울 때도 선생님은 풀업을 외쳤고, 우리가 그에 상응하지 못하자 결국 수업이 끝날 무렵 으름장을 놓으셨다. '집에 가서 종아리 아프신 분들, 풀업 안 하신 거예요. 골반을 끌어올려서 숨을 공중에 머금고 있어야죠, 발로만 버티려고 하면 발레 오래 못해요.'


그날 저녁 나는, 땡땡하게 뭉쳐버린 종아리를 계속 주물렀다.


'백조의 호수' 중 네 마리 백조 춤이 있다. 유튜브에 위 제목을 검색하면 로열발레단 공연 영상이 상단에 뜨는데, 굳이 로열발레단이 아니더라도 네 마리 백조는 체격이 거의 비슷한 발레리나 네 명이 마치 대형을 맞춰 날아가는 철새처럼 하나의 신호를 받고 움직이는 것과 같이 보인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언제나처럼 무지하게 빠르지만 이에 맞춰 춤을 추는 네 마리 백조 발레리나들의 발도 엄청 빠르게 움직인다.


물 위에서 우아하게 두둥실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오리과의 새들, 물 밑에서는 보이지 않는 다리들이 중노동을 하고 있는 바로 그 극한상황을 차이코프스키에 맞춰 우아하게 움직여야 한다. 몸의 체중이 모두 발에 쏠리면 당연히 종아리가 아프게 된다, 발레는 숨을 모두 내쉬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한다. 몸의 가운데, torso를 풀업 해서 모든 힘이 발이나 종아리에 쏠리지 않도록 몸을 가볍게 하는 것이 풀업이다. 물론 나도 머리로만 알고 있다.


네 마리 백조를 추고난 후, 종아리를 폼롤러로 아무리 주무르고 굴려도 너무 당기는 날이 있었다. 그날은 회개하고 내 죄를 스스로에게 고백하는 깨달음의 시간이다.


이 글에서는 나도 모르게 동물을 언급하게 되는데, 펭귄은 자기가 먹은 영양분이 만들어 내는 총칼로리의 70퍼센트를 쓰러지지 않고 일어서 있기 위해, 단지 몸의 균형을 잡는데 쓴다고 한다. 최승자 선생님의 산문집에 이렇게 펭귄이 갑자기 튀어나왔고 나는 발레의 풀업을 떠올렸다.


"아, 펭귄도 풀업을 하고 있었구나."

"고 팔다리 짧고 배 나온 녀석도 풀업 하느라 개고생인데, 나는 정말 부단히 해야겠구나."


--내 기초대사량은 1,200Kcal가 조금 넘는다. 여기의 70퍼센트를 몸의 균형을 잡는데, 즉 풀업에 쓴다면 나의 발레는 지금의 것과 천지차이일 텐데.

--자, 그럼 풀업은 어떻게 하는 거야 과연.

--아, 딱 한번 선생님이 그랬지. 'ㅇㅇ님, 풀업 너무 좋아요.'

--그게 언제였더라, 내가 어떻게 했다는 거야 대체.


풀업을 제대로 하면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내린다, 고 한다. 수업 중에 선생님이 다시 한번 'ㅇㅇ님, 풀업 너무 좋아요.'라는 말씀을 하신다면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수업에 방해가 되더라도 여쭤봐야겠다, '대체 제가 어떻게 했길래요?'


대체 내가 어떻게 하고 있길래 어떤 날은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고, 거울로 스스로를 봐도 대견할 만큼 1초 동안 아주 예쁘다. 사실, 풀업은 사진을 찍어 놓아도 모른다. 내 안의 골반과 척추와 갈빗대와 근육과 호흡이 최고의 하모니를 이뤄내는 풀업이니 내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아쉽게도 현재 나의 풀업유감은 매번 여기에서 종료된다, '대체 내가 어떻게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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