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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한 기쁨주의자 Oct 05. 2018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오늘의 사색 두잔 > 비오는 날의 글. 우리 모두는 결국 노인이 된다.

할머니 한분이 앉아서 울고 계신 듯했다.

나는 어쩐지 할머니들을 보면 우리 할머니가 생각나서 발길이 멈춰질 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쌩쌩 지나는 사이로 할머니께 겨우 다가가 여쭈었다


"괜찮으세요?"

할머니의 첫말이 내 마음을 몹시 아프게 했다.

"아니 출근길인 텐데 어여가~"

"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어디 편찮으세요?"

"병원 가려고 나왔는데 요기서 갈아타면 금방인데 도저히 더 못 가겠어서 숨도 못 쉬겠고 다시 돌아가야 하나.."


어르신이 되면, 한 정거장 앞을 두고도 그것이 너무 크고 무서운 길이어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는 것 같다.


"할머니 저도 그 방향으로 가니까 지금 걸으실 수 있으면 저랑 같이 가실래요?"

"아이고 출근해야 할 텐데.."


그 말이 너무 외로웠다. 나도 나이가 들면 아프다는 소리조차 피해가 될까 봐, 주저앉아 울면서도 숨을 헐떡이면서도 혼자 이겨내야 하는 걸까? 할머니와 전철을 함께 탄 후, 인사를 드리고 내리며 생각했다.


우리 모두는 결국 늙는다. 사람이니까.

나는 나를 위해서라도 무언가를 바꾸어 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왼손이 한 일은 모든 오른 손들에게 알리려 이 글을 적었다. 혹시 당신도 그런 이를 보면, 그렇게 해주지 않겠냐고.


옆사람들과 더 눈인사를 나누고

말을 나누고 삶을 교류할 수 있도록.

그것이 어색하고 무서운 세상이 아니도록.


재밌는 사진이다.

역 밖으로 나가는 길은 깨끗이 말라있고,

역 안으로 들어오는 길은 축축이 젖어있었다.


디딘 내 한 발만

정말 딱 그만큼, 그쪽만 보면

도대체 언제 비가 오겠냐 싶은데,

조금만 고개를 돌려 옆을 보면 흠뻑 젖어있다.


그 조금을 눈을 돌리지 않아

모르는 것일지도.


나갈 때는 생각도 못한 일일지라도

결국에는 모두가 맞을 비일지도 모른다.

_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노인이 된다.

그러니 잘 생각해봐야한다.

이것은 꼭 경제개념의 복지를 챙겨놓자는 개념이 아니다.

우리의 아이들과, 노인이 된 우리를 위해

어떤 세상을 꾸려놔야하는지를.

생각보다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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