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사색 세잔> 남한강에서 연날리기
나는 시나 글에 공감각적 표현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한 가지 감각만 사용하기에 내가 누리는 세상이 너무 크고 깊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결국 우리에게 다가오는 세계란 것은 보기만 해서, 듣기만 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데이트를 빙자하여 남한강 자전거 길 귀퉁이에서 가오리연을 날렸다. 연을 날리는 것을 좋아하는 나와 연을 잘 날리는 그는 역시 찰떡 쿵떡이었다.
신나게 연을 날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의 요구는 한발 더 나아갔다. “우리 아까 연을 들고 산책하면서 잠깐 멈추어 남한강을 봤잖아, 그때 느꼈던 것을 공감각적으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산책을 듣는 시간>을 4번째 책으로 함께 읽으며 수화를 배워보면 어떨까라는 대화를 막 끝낸 후였다. (우리는 계속해서 책나눔을 해가는 중이다.)
눈빛이 살짝쿵 흔들리며 당황하던 그는 곧 본인의 언어가 아니었던 영역에도 애정과 노력으로 화답해주었다.
그때 내가 생각해내어 적었던 몇 문장 소개하련다.
그의 문장은 조금 더 묵혀 두었다가 제 맛이 들 때 본인의 sns에 올려주기로 했다.
바람이 귀를 스쳐 지나며 부르는 노래가
남한강 언저리에 바스러졌다
연 꼬리를 타고 오르내리는
바람의 선율이 귀에 닿을 때
네 마음에도 같은 노래가 들릴까
하여,
설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