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옴팡밭에서 옴팡지게 울었다>

제주도 북촌 4.3기념관

영문 모를 죽음이

무를 뽑아 놓은 것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새소리만 평화로이

바다 바람만 잔잔히

일렁이는 이곳에


옴팡지게 꿇어 앉은

무지(無智) 한마리가 있었다


나의 꿇어 앉음은

시험에 나오지 않는다는 괴팍한 이유 하나로

4.3 기억에 밑줄 하나 제대로 긋지 않았던 데에

얄팕한 회개였고


나의 아픔은

5월만 내것인줄 알았던

송구함이다


그리하여

나는 오늘

옴팡밭에 쭈그리고 앉아

옴팡지게 울었다


과히 자비로운 제주 햇살에

등을 읃어 맞으며

계속 아파했다


*제주도 북촌 4.3 너븐숭이 유적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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