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너븐숭이의 기억
괜스레
칼 날 같은 솔 잎 하나를 꺾어
손을 찔러본다
나는 솔 잎 하나
제대로 짓이기지 못해
굳은살 배긴 손 끝마저
아리다고 동동 구르는데
옴팡밭에 홀로 누운 너는
어땠을까
너를 보는 나는 괜찮은가
왜 괜찮게 사는가
손을 뒤집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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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4.3 사건
북촌 주민 학살이 있었던 옴팡 밭에서.
(사람들이 무 뽑힌 것처럼 죽어 널브러져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옴팡밭’. 현기영 소설가의 ‘순이삼촌’의 글귀가 비석이 되어 여기저기 누워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