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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한 기쁨주의자 Jun 09. 2020

오늘의 시 <섬광>

퇴근길 시 한잔

고요에 기대어 찾아갔을 때

너는 기다렸다는 듯

적막을 깨트리고 걸어왔다


평안(安)의 수면을 따라

한 뼘씩 밀려온 너는


기어이 그 작은 미안(安)을 발견하고

심연으로 가라앉는다

그러지 말래도

자꾸만 가라앉는다


불화를 견디지 못하는 섬광이

꺼내어지지 못한 것에 닿아 바스러진다


제주도 성산 밤바다 앞에서

* 섬광(蟾光): 달빛을 달리 이르는 말

*미안(安): 남에게 대하여 마음이 편치 못하고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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