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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란한 기쁨주의자 Sep 21. 2021

2년에 한 번은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를 권합니다.

인사이트 모음집: 가을 전시회 추천

 5 때부터 앞마당 다니 광주 비엔날레에 왔다. 비엔날레-광주시립미술관-어린이대공원-민속박물관이 붙어 있는 이곳은 단골 소풍지이기도했고,  들여 어디를 가기 어린 나에게 민속박물관은 최고의 놀이터였다. (tmi. 커다란  그네와 선홍빛 빗살무늬 토기를 좋아했다.)


셀프 조기 교육 탓인지 광주에 내려올 때마다 국립 아시아 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시립미술관, 전일빌딩 245 중 한 곳은 들러 눈도장을 찍는다. 이번 추석엔 2년에 한 번 돌아오는 디자인비엔날레를 구경하기로 했다.

광주 비엔날레 입구. 거시기홀

오늘의 글은 비엔날레에 다녀온 인사이트를 공유해 달라 당당히 요구하는 그대를 위해 옮겨 적은 휘뚜루마뚜루 메모 모음집.

•d-Revolution

‘디자인의 첫 시작은 인간에게 이로운 쓸모의 발견이었다. 혁명의 첫 시작은 소외받은 인간이 보내는 신호였다.’  급격한 변화의 시대 속, 디자인은 혁명이 될 수 있을까.

•X D musium

전시장 입구, 현실과 예술을 가르는 검정 장막이 걷히고  번째 등장한 작품은 디뮤지엄과 콜라보였다. 등나무를 표현한 것이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머물러 사진을 찍고 있었다. 서울물  먹은 스타트랄까.

•공감각

요즘 전시는 다양한 시각적 효과를 활용한다. 오브제 위에 조명을 더해 빛깔을 달리하고 공간 전체에 특정한 색온도를 입히기도 한다. 온통 파랑파랑 했던 석상의 배꼽 즈음엔 향 하나가 피워져 있었다.(다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실제 향기가 나는지 잘 모르겠다.)

•미디어아트

얼마 전 미디어아트&인터랙티브를 활용한 전시 하나를 기획•마케팅했다. 다양한 레퍼런스를 찾고 작가님들과 미팅을 이어가다 보니 미디어아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얼마 전 갔던 국립 민속박물관도 그렇고 크고 작은 많은 전시에서 미디어아트를 활용하고 있다.

•바다에서 온 소리

둥그런 원 테이블 위 놓인 헤드셋은 자연의 소리를 녹음해 음악으로 만든 CD가 연결되어 있었다. 파도가 치는 소리, 돌이 구르는 소리,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 저마다의 고유한 음가를 갖고 있다. 자연 속에서 소리를 들을 땐 불협화음이라고 느낀 적이 있는가. 그 자체로 완벽한 각자의 목소리, 자연의 화음이다.

•원형의 여백

보통의 사진, 그림, 영상 등 우리가 흔히 봐온 작품들은 각진 프레임에 들어가 있다. 네모여야만 남는 부분 없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 낯선 원형 프레임 속 작품들은 오히려 그 안에 담긴 것을 온전히 집중하게 만들었다. 네모 액자, 네모 티비여야한다는 생각은 애초에 네모 반듯한 벽, 집이 만든 착각이 아니었을까.

•무엇을 뽑을 것인가

자판기의 역사를 보면 우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다. 일을 하기 전, 사람들을 만나기 전 각성을 위한 커피 자판기, 경기가 불황일 때 호황이라는 인형 뽑기, 최근엔 1인 가구들을 위한 간편식 자판기도 나왔다. 오늘 본 마스크 자판기도 상용화되려나. 아니, 이미 되었나.

•나의 기계 엄마

이름부터 심상치 않았다. 사람의 표정을 인식하는 빨간 불 앞에 서면 ‘기계 엄마’가 표정을 따라 한다. 센서가 예민하지 않은지 인식하는데 한참 시간이 걸리고 제대로 따라 하지 못했다. 사람의 피부와 눈코입, 표정을 따라 하는 로봇을 통해 ‘감정의 온기를 전달하여 관계가 확장되는 경험’하는 날을 대비해 나만이 지을 수 있는 오묘한 표정을 만들어놔야지.

•홀로그램 조수미 씨

예술의 전당과 콜라보해 이번 비엔날레에 최초로 선보인다는 홀로그램 공연. 예술의 전당에 오면 언제나 본인을(홀로그램) 만날 수 있다는 어색한 조수미 씨의 말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좋아하는 코드를 고르면 자동으로 멜로디를 조합해 피아노 건반이 눌리며 스스로 연주를 하는 작품을 보고 와서 더욱 그랬는지 몰라도, 그림도 연주도 노래도 사람도 전부 디지털화되는 세상에서 아날로그인은 땀냄새 폴폴 나는 대학로 소극장이 그리워졌다. 도망가자!

•샌달우드는 백단나무를 뿌리째 쓰러뜨린다.

육고기, 플라스틱, 어업, 패스트 패션에 이어 오일과 향수라니. 우리가 얻는 많은 것, 몸에서 나는 향과 위로까지도 무언가의 상처 속에서 얻어지고 있을지 모른다.

•오지게 푸진 것을 기대했는디

전시회 관람 후엔 역시 굿즈지!라고 기대하며 출구를 찾았는데 광주에 있는 몇몇 브랜드 상품들만 소개하고 끝이 나다니. 아쉽다 아쉬워!

2021년의 광주 디자인비엔날레도 무사히 끝.

아따 여그로 오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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