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19
어떤 한 사람에게서 멀어진다는 것은, 그 사람의 반대편으로 계속해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원의 둘레, 어떤 한 지점에 놓고 빙글빙글 도는 것이다. 처음엔 그 둘레가 너무도 작아서 그 사람이 곁에 있는 것만 같고 자주 마주친다. 하지만 다행히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원은 점차 커져서 마주침의 빈도는 줄어들고 그 사람의 온기 또한 잘 느껴지지 않게 된다. 언젠가, 그 원이 지구처럼 커다래지면, 나는 결국 멀어질 수 있을까.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처럼 나는 그 사람에게서 영원히 멀어졌다고 착각할 수 있을까.
아, 차라리 늙은 행성이 되고 싶다. 더 이상 잡아당기지 못하여 저 별에서 천천히 멀어지다가 이내 사라지는 늙은 행성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