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얘기했듯이, 나는 일상의 전환을 위해서 주말에만 할 수 있는 시간 짧은 파트타임을 간간히 찾아봤었다. 그렇게 기웃기웃 거리던 차에 어느 작은 베이글 가게의 공고가 눈에 들어왔고, 주인분께 텍스트를 했다. 당연히 한국분일 줄 알았는데 코리안 아메리칸이셨고 영어가 편하신 분이었다. 문자를 했을 당시에는 평일 알바만 구하신다고 하셨지만, 나는 평일은 안되지만 주말 중 하루 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걸 알려드리고 혹시라도 포지션이 생겼을 경우 연락을 달라고 말해드렸다. 아쉬웠지만 어쩔 수 있나.
그런데 며칠 뒤 진짜로 연락을 주셨다! 파트타임은 언젠가 생기겠지 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연락을 받고 뛸 듯이 기뻤다. 일하는 시간이나 요일이나 내 조건에 딱 맞는 스케줄이었다. 나를 한번 보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오피스 점심시간 중으로 시간을 맞추고 그다음 날 바로 찾아갔다. 하하. 그곳에서 하는 일에 대해서 짧게 얘기를 나누고, 몇 가지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어쩌다 보니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등의 얘기가 나와서 스몰톡도 하고 나왔다. 이번주부터 시작하기로 했는데 너무 신이 난다! 드디어 오피스가 아닌 곳에서 일을 해보는구나. 걱정스러운 건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건데, 사실 일찍 일어나는 건 회사 때문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어있으니까 괜찮겠지. 요즘 지내면서 미국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이 어떨지 항상 궁금하고 경험해 보고 싶었다. 당연히 한인 커뮤니티에서 벗어난 곳에서... 그건 한국에서 아르바이트했던 거랑 딱히 다를 바 없을 테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알바로 일하는 것이 궁금한 게 아니라, 손님으로 오는 여러 사람들이 궁금하고 그들 일상의 한 부분들은 어떤지 궁금했다. 나와 내 가까운 사람들의 라이프가 아닌 모르는 사람들의 일상. 가게에 들르는 것이 그들에게는 그 하루의 한 부분이니까. 그렇게 미국을 피부에 와닿게 더 경험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서 보고 싶었나 보다.
한국에서 아르바이트할 때를 생각해 보면, 힘들기도 했지만 즐거웠던 기억들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여기서도 그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