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다 던져버리고 싶다.
이번엔 봉사활동으로 하던 재능기부를 관두겠다고 노티스를 주었다. 요즘 할 일은 넘치고, 시간은 없는데 무료로 해주는 일까지 소화하기엔 무리라는 판단이 들었다. 내가 인터뷰 때 들었던 일들과는 다른 일들을 해서 이 재능기부에서의 가치를 찾지 못했거니와, 일 부탁이 잦아서 내가 실제로 페이를 받고 하는 일 스케줄에 지장을 주기에 안타깝지만 2주 노티스를 주었다.
최근엔 미국식 결혼식을 다녀왔다.
결혼식 자체는 한 시간 정도였으나, 그 후 리셉션이 너무나도 길더라. 하루종일 결혼식을 하는데, 주말이 너무나도 소중한 직장인에겐 주말 중 하루가 통째로 날아간 거나 다름이 없었다. 당연히 축하하고, 초대받아서 좋았고, 결혼식 당사자들을 생각하면 참 기쁘고 좋은 날이다. 그러나 그 마음과는 별개로 너무 길었다. 결혼식 포함 장장 10시간을 있었고, 더 이상 버티지 못해 나왔지만 그 후로도 계속 진행이 됐나 보더라. 바쁜데 하루를 통으로 낭비한 기분이었다. 아마 내가 혼자였다면 저 시간 동안 있지 않고 대략 즐기고 타이밍 봐서 나왔겠지만, 혼자가 아니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나는 후딱 결혼식보고 밥 먹고 다시 할 일 하러 가는 한국식 결혼이 좋다.
요즘 또 번아웃이 오려는 것 같은데, 나는 그냥 사는 게 귀찮은 걸까? 너무 정기적으로 찾아온다.
새로운 일들을 벌렸을 땐 신선해서 또 열심히 하는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것들이 하나씩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요소로 변해버린다. 사람들 생일이며 기념일 챙기는 것도 그렇다.
내가 게으른 건지, 사는 게 귀찮은 건지.
아무래도 테라피스트를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