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누르는 안부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안녕한가요.
이 단순한 안부를 묻는 말이 내게는 좀체 쉬이 건넬 수 없는 말이라 당신 앞에서 머뭇거리고 만다. 어느 날의 안녕을 묻는 말이 가지는 무게감은 천근과도 같다. 형식과 같은 짧은 어구의 말이, 입 안을 나뒹구는 해감처럼. 눈에 띄지 않던 미약함이 내 몸에 들어서서야 무거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나는 안녕한가. 나는 안녕했던가. 그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답 없는 질문이 내 속을 헤집는 것과는 반대로, 그저 형식적인 긍정으로 물음에 화답한다. 나는 안녕하다. 그날은 웃는 낯을 띄는 것과 달리 알싸한 쓰라림이 위장을 거쳐 배에 도달하여 술렁이는 배앓이를 하게 되는 날이 되고 만다.
그러니 오늘 내가 전할 물음에 당신 또한 배앓이하지는 않을까 주저하게 됨에도, 난 안녕을 묻고 싶다. 내가 뱉은 물음이 어떤 무게감을 지닐지 겁이 나면서도. 그럼에도 난 당신의 진정한 안녕을 바라고, 당신의 비형식적인 안녕을 묻고 싶음에. 그렇게 당신을 무지근하게 누르지 않을 가벼운 물음 정도가 되도록, 마지막의 끄트머리에서야 교묘히 물어보는 나의 얕은 노력과 함께.
밥은 먹었는지 물으며. 오늘 날씨에 대해 말을 붙이며. 요즘 듣는 노래를 공유해보며.
그리고 가벼운 추신, 안녕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