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슬픔은 삼켜서는 안되기에
울긋불긋 붉게 번진 눈자위와는 달리 가지런하던 눈동자가 있다. 매끈하게 일자를 유지하기 위해 바르르 떨리던 입매가 있었다. 들쑥날쑥한 호흡을 감추기 위해 크게 부풀던 가슴팍과 짧게 치고 나오던 한숨. 드문 드문 밭은 숨을 따라 떨리던 손끝. 너를 이루던 모든 것이 슬픔을 말했지만, 넌 그들과 나란히 서지 않고자 부단히도 애를 썼다.
넌 그것으로 괜찮았던 것일까. 너의 구성이 슬픔을 말해올 때, 홀로 다른 것을 이야기함에 있어 목이 메이지는 않았을까. 퍽퍽하게 막힌 숨에 켁켁하고 기침하자 응어리진 마음이 네 목 어딘가에 걸려있는지를 여실히 깨닫는 시도만 되지는 않았을까.
게워내야만 한다. 너는 그 슬픔을 게워야만 한다. 소화되지 못하고 네 가슴에 얹혀, 목구멍까지 막아버린 슬픔에 너는 어느 오밤중 괴로워 신음하게 될 것이다. 아무도 듣지 못하는 새된 신음을 내며, 한웅큼 네 가슴을 쥐어보고, 몸속을 데굴데굴 구르는 네 슬픔에 따라 몸은 기우뚱 기우뚱거릴 것이다.
게워내야만 한다. 너는 그 슬픔을 게워야만 한다. 너는 아름다움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다. 차오르는 눈물에 서물서물 뭉개진 세상을 바라 본 적이 있는가. 구름에 번져가는 하늘의 색을 관찰한 적 있는가. 산란하는 빛기둥이 가득한 풍경, 산발하는 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는가. 포기할 수 없는 전경, 네 위에 피어나는 지상의 오로라.
그러니 울어라. 너의 구성과 함께 슬픔을 이야기해라. 네 슬픔을 포기하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