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한없이 미안하고 고마운 착한 여동생 이야기
나에게는 평소 정이 많고 가족애가 깊은 여동생과 나와는 나이차가 많이 나지만 의젓한 막내 남동생이 있다.
내가 당뇨를 앓게 되다 보니 동생들이 부모님의 관심을 조금 덜 받게 되었지만 그래도 동생들이 나를 많이 걱정해 주고 생각해 주었으며, 서로를 위하는 만큼 남매간의 우애는 좋았다.
두 동생들 다 나를 많이 생각해주고 있지만, 나는 특히 나와 늘 교류가 많으며 나를 가장 잘 알고 생각해 주는 나의 여동생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여동생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자신이 어렸을 때, 언니가 ‘1형 당뇨‘라는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 내가 언니 말을 잘 안 듣고 언니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줘서 나 때문에 언니가 병에 걸린 건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언니에게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고 그 이후로 여동생은 언니가 아프니까 자기가 항상 언니를 지켜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한다.
그래서 나한테 말을 거는 사람이 있으면 여동생이 나서서 우리 언니 건들지 말라고 상대방에게 뭐라 했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하면 참 귀여웠던 내 여동생이었다.
가끔 내가 저혈당이 와서 간혹 힘이 없거나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면 항상 여동생이 나를 챙겨줬었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는데, 새벽에 갑자기 내가 심한 저혈당이 와서 기운 없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때 여동생이 내 모습을 보고 무조건 언니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나에게 음료랑 과자랑 과일을 막 먹였었다.
사실 저혈당일 때 음료나 간식을 섭취하고 나면 혈당이 서서히 오르기 때문에 그 사이에는 계속 저혈당 증상이 지속된다. 그래서 적정량으로 음료나 간식을 섭취하고 나서 저혈당 증상이 점차 완화되는지 상황을 좀 지켜보고 혈당 체크를 해서 확인해봐야 한다.
하지만 그때 여동생은 잘 몰랐기에 나의 혈당을 올리기 위해서 나에게 음료랑 과자랑 과일 등을 막 먹였던 거 같다. 나는 섭취 후 점차 저혈당 증상이 완화되어 다시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혈당을 체크해 보니 수치가 400mg/dl 대로 나왔던 웃픈 일이 있었다.
여동생은 가끔 내가 고혈당보다는 저혈당이 오는 게 더 무섭고 많이 걱정된다고 한다.
그래서 평소 내가 혈당관리를 어느 정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자기 전에 나의 저혈당 방지를 위해 일반 저혈당 기준과는 다르게 여동생이 직접 혈당의 한계선을 지정하여 이때는 조금 음료나 간식을 섭취하고 자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해주기도 했었다.
또한 예비차원에서 내가 어떤 인슐린 주사를 맞는지 주사의 이름과 기능을 외워서 남동생에게도 알려줄 만큼 나의 혈당관리를 많이 신경 써주었다.
그래서인지 부모님께서는 내가 알아서 혈당 관리를 하고 있어도 옆에서 여동생이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써주는 덕분에 많이 든든하고 안심이 된다고 하셨다.
나는 특히 여동생에게 항상 많이 미안했었다.
왜냐하면 부모님께서는 나는 당뇨인이라서, 남동생은 막내라서 관심을 많이 주셨지만, 여동생은 둘째인 데다 스스로도 알아서 잘했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여동생에게는 관심을 덜 주셨던 거 같다. 그건 부모님께서도 여동생에게 늘 미안해하셨다.
물론 엄마도 여동생에게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셨었다고 한다. 여동생 또한 엄마의 말에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를 했지만 가끔은 마음이 그러지 못할 때가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사실 여동생이 받아야 할 부모님의 관심을 내가 받게 된 거 같아서 나 또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던 거 같다.
여동생에게는 어쩌면 미안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아주 가끔 여동생이 이러한 나를 위해 태어나준 수호천사 같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다.
물론 그냥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사람은 원래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내가 아주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건 그만큼 나를 많이 생각해 주는 여동생에게 너무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컸고, 나에게 많은 잔소리를 하는 여동생이지만 그만큼 여동생이 나에게는 은인이자 엄청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여동생은 원래 정이 많은 아이인데 나는 성격이 좀 무뚝뚝한 편이다 보니 속으로는 정말 많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지만 평소에 동생한테 표현을 잘 못해줘서 여동생은 그러한 부분이 늘 나에게 불만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여동생에게 내가 모든 걸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진심으로 항상 고마워하고 있다. 어쩜 나에게 이런 동생이 와줬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나에게 여동생은 정말 고맙고 소중하고 사랑하는 존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