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술

<버려야 하는 것>

by 나이트 아울

호언장담은 화를 부른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호하게 외칠 수 있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혼자 사는데 술 마시는 것을 취미로 삼으면 그때부터 인생은 끝난다"


아무리 한 달에 125시간만 일하고 산다고 해도 사람의 인생에 고달픔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조금 더 과장해서 말하자면 125시간만 일하고 사는 특이한 삶을 산다는 사실 자체에서 오는 괴로움 역시 작지 않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 상황만 이야기하자면 연애랑 결혼은 꿈도 꿀 수 없고, 부모님은 내 자식이 어쩌다 저런 못난 사람이 되었는지 답답해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주변의 친구들은 이미 과장이 되었고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는데 나는 혼인신고서 구경은커녕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따뜻한 그림자도 밟을 수 없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고민과 고통을 일거에 해소해주는 만병 통치약이 바로 술입니다. 술이 영원히 안갯속을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은 내 비참한 현실을 바꿔줄 수는 없지만 그 속에 있다는 인식만큼은 일시적으로나마 분명하게 벗어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비참함을 잊고 싶어 합니다. 심지어 주 80시간 일하는 사람도 예외가 아닙니다. 하지만 적은 비용으로 만족감을 찾는 사람일수록, 돈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어려워지는 나이가 될수록 술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술을 취미로 삼았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설명하자면 팔만대장경을 만드는 것으로도 부족하지만 외로움과 비참함을 함께 잊을 수 있게 해주는 영약 앞에서 이성은 한없이 약해집니다.


이미 앞에서 적은 시간을 일하고 나름 만족할만한 삶을 살 수 있었던 요인들에 대해 적었지만 그런 삶이 가능했던 가장 큰 요인을 술을 멀리했기 때문입니다.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았던 주변인들의 모든 실패에는 술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외로움을 견디는 것은 고통스럽습니다.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노력해서 다른 삶을 사는 것도 충분히 권할만한 일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의 저처럼 사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술과 함께라면 변화하는 삶도, 지금처럼 사는 삶도 불가능합니다. 그만큼 술의 매력(魅力)은 마력(魔力)이라 불릴만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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