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

존 포드 감독(1962)

by 나이트 아울

한 남자가 있었고 그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남자의 꿈은 소박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집을 꾸미고 그 사람과 행복하게 사는 것, 단지 그뿐이었다.

하지만 집 밖을 나서는 순간, 마을 사람들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하는 무법자 일당이 악행의 향현을 벌이는

모습이 눈에 밟혔다. 남자의 총솜씨라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남자의 시선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루는 미래를 향했을 뿐이라서 꼴사나운 무법자 일당을 '굳이' 자신의 손으로 해치울 생각까진 하지 않는다.


"그건 보안관의 일이야, 그리고 벌벌 떨기만 하는 마을 사람들이 무법자에게 당하는 것도 다 자업자득이야"


그런 그의 눈앞에 '굳이' 나서는 다른 남자가 나타났다. 죽기 일보직전까지 무법자 일당에게 얻어맞으면서도 굴복하지 않고, 총도 쥘 줄 모르면서도 무법자들의 도전을 피하지 않는 그 남자에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이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순간 남자는 자신이 얼마나 초라한 목표로 세상을 살아왔는지 깨달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더 좋은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돕기로 결심한다.


남자의 결심은 사랑하니까 떠나보낸다는 말 같은 자기도취에 빠진 허세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을 떨쳐버리고 그 선택이 자신을 떠나는 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림자 속에서 지지하고 응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니, 영화 속에서나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직한 말일 것이다.


그렇게 남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이 머무는 다른 남자에게 어울리는 자리를 만들어주고 쓸쓸히 홀로 남는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사랑하는 사람은 더 넓은 곳으로 가서 떠나기 전에는 누릴 수 없었던 다른 삶을 살면서 행복을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후에도 그 남자의 삶을 계속된다. 비록 그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려고 했던 집은 폐허가 되었고 남자의 남은 인생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 채 먼지처럼 흩어져 갔지만 남자의 입에는 단 한마디의 불평도, 단 한 번의 시기심도 빠져나오지 않는다. 그렇게 한 남자의 시간은 끝을 맞이하였다.


남자는 '거의' 모든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은 더 멀리 떠날 수 있었기에 자신의 곁에 있을 때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고, 남자가 그림자 속에서 펼쳤던 활약 덕분에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던 다른 남자는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성공을 이룬다. 하지만 남자가 알고 있었던 것은 '거의' 전부였을 뿐이다. 한 남자의 시간이 끝났을 때, 진실을 알고 있던 사람들은 한 자리에 모여 그 남자를 기억해 낸다. 아름다웠던 순간을 함께 한다.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최선의 예의를 갖춘다. 남자는 자신의 관 앞에서 그런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지만, 가끔은 그런 순간에 기적은 찾아온다. 진심이 전해지고 기억되는 기적, 그것만으로도 남자의 삶에는 어떤 후회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그것으로 모든 것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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