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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Nov 30. 2021

자부심, 수치심, 외로움, 불안

<자부심>

- 경제적으로 시원찮은 남편인데도 아내가 나를 찐남편으로 여기고 있음을 확인할 때


- 아직 입봉을 못한 아마추어 작곡가임에도 내 곡이 곧 대박 날 거라며 지속적인 응원을 받을 때(실현 여부를 떠나서)


- 나의 작은 재능(글, 음악 등)에 대해 과한 칭찬을 받을 때


- 대단하진 않지만 어려운 미션을 클리어했을 때(피아노곡 한 곡 완곡 등)


- 누군가에게 순수하게 베풀었을 때


<수치심>

- 나이에 걸맞은 지위와 수입을 누리며 워라벨까지 실천하는 또래와 스스로 비교할 때


-독립한 아이들이 안부를 묻거나 힘든 일이 있는 경우 엄마와만 연락하는 걸 옆에서 볼 때


-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은 기술을 우려먹어 밥 먹고 사는 나를 볼 때


- 마땅히 나에게 먼저 사과해야 할 상대방 묵묵부답일 때


- 노력의 결과물이 정체되고, 그에 따라 노력도 정체될 때


- 나의 작은 실수 하나로 상대방이 오래된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릴 때(인간관계의 허망함)


- 사회에서 만난 사람에게 순수하게 마음을 열었다가 뒤통수를 맞았을 때


- 나의 콘텐츠에 대해 칙칙하다, 별로다, 올드하다, 진부하다 등의 반응을 확인했을 때


- 과거의 죄가 생각날 때


<외로움>

- 삶 자체


- 가장 가깝다고 여기는 사람과도 밀접한 대화를 하다 보면 막히거나 부딪히거나 겉돌 때


- 나의 노력과 작은 성과를 자랑할 가 없을 때


<불안>

- 과거의 트라우마로 인해 현재의 안정이 언제 깨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휩싸일 때


- 그다지 이루어놓은 게 없는 현실과 현재의 나이를 확인할 때


- 나이가 들수록 점점 친구가 줄어들고 인간관계가 좁아질 때


- 현대인의 삶의 기본값인 '시간에 쫓김' 상태




자부심이 많으면 좋으련만 적어놓고 보니 나머지 요소가 훨씬 많다. 이런 것들과 함께, 그러나 정복당하지 않고 더 나은 쪽으로 끊임없이 나아가는 게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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