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4비트 반주 + 멜로디로 조용히 연주해 봤어요
요즘 4비트 피아노 반주 연습에 한창이다. 푹 빠져 있다. 4비트 반주가 단순해서 무시하는 경향이 많고 나도 그랬었다. 그러나 프로 연주자나 작곡가의 이야기를 - 책을 통해서 혹은 직접 대면해서 - 들어보니 4비트 반주는 아주 중요하다고 한다. 반주가 단순할수록 보컬에 더 집중이 되기 때문이다. 반주가 심플한 곡과 화려한 곡을 비교해서 여러 번 들어보니 실제로 그랬다.
4비트 반주가 단순하다고 만만하게 보고 대강 연습하면 안 된다. 단순함 속에도 손가락 터치의 강약이나 박자를 살짝 밀고 당기는 등 곡의 품격을 올려주거나 곡을 세련되게 들리게 하는 많은 스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악보에 없는 음들을 노는 손가락을 이용해 적당히 연주해 줌으로써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물론 나는 아직 이런 경지는 아니다.
작곡을 한다면서 가장 단순한 4비트 반주도 제대로 못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나는 부끄러웠지만 4비트 반주를 배우는 정확한 방법도 모르겠고 해서, 본의 아니게 자꾸 미루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나의 멘토 D 작곡가에게 뼈때리는 조언을 듣고는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 싶어서 유튜브와 책을 검색했다. 지금 내 수준에 적당한 교재가 눈에 띄었다. <지은샘의 30일 피아노 코드 반주>라는 책. 요즘 이 책으로 공부하고, 연습하는데 현재까지는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 기쁜 건 드디어 대중가요 4비트 반주의 걸음마를 뗐다는 사실이다. 시작 곡은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였다. 긴 시간 연습 끝에 녹음에 성공했지만, 왼손 패턴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아서 노래와 반주를 동시에 하기는 무리였다.
오늘 녹음한 비틀즈의 <Yesterday>는 비교적 단순한 코드 진행이라 반주하면서 노래를 불러보니 수월하게 노래가 됐다. 이럴 수가. 드디어 피아노 치며 노래할 수 있게 되다니. 대중가요를 반주와 노래 동시에 해보기는 처음이다. 되는구나. 불가능은 없구나. 내 나이 50인데!!!
내년쯤이면 제법 난이도 있는 곡들도 칠 수 있을 것 같다. 한영애의 <누구 없소>라든지 김종서나 조관우 노래도 쳐보고 싶고, 국민 발라드인 김범수의 <보고 싶다>, 이승철의 수많은 명곡들, 신승훈, 변진섭... 8090 발라드만 해도 끝이 없다. 두근두근!!! 기대가 된다. 언젠가는 라이브 카페 무대에서 한번 칠 것이다. 꼭! ㅎㅎ
잔잔한 느낌을 위해 이번 녹음은 멜로디도 보컬이 아닌 피아노로 쳤다. 녹음은 4비트 반주, 멜로디 따로 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1975/clips/46
나는 물론 작곡을 위해서 피아노를 배우지만, 작곡이 아니라도 악기를 배우고 노래를 하는 건 즐거운 일이다. 음악은 고달픈 인생을 위로해주는 큰 동반자다. 나이 들어 악기를 배우고 싶은데 두려움에 망설이시는 분들이여. 도전하시라. 하다 보면... 된다. 되는 순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