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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Feb 21. 2022

나를 완성하는 타인

<승자의 뇌> p124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태도나 믿음 때문에 T 시클로드 물고기가 될 기회를 차단당할 뿐만 아니라, 바로 그 부정적인 태도와 믿음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사용함으로써 스스로의 발에 족쇄를 채우는 셈이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고자 할 때, 어떤 일을 의욕적으로 시작하려 할 때 당신은 어떤 믿음, 혹은 결심을 가지는가?


나는 나의 굳은 의지, 흔들리지 않는 추진력을 제1로 삼는 사람이었다. 나의 의지와 결심을 고정값으로 상정하고, 그 값이 최대한 불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내가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라 여겼다.


그러나 환경과 주변 사람, 변수 자체인 나 자신을 염두에 두지 않은 이런 생각은 상당한 오류를 포함한, 단순하고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나이 들어 시작한 음악을 3년째 해오면서 요즘 부쩍  이 점을 깊이 느끼고 있다.


'변수 자체인 나 자신'이란 말은 초심과 다르게 우리의 의지와 믿음과 컨디션이 너무 자주, 수시로 변한다는 말이다.


환경이 우리의 의도와 다르게 변한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 두 변수와 함께 가장 큰 변수가 타인이다. 수시로 변하는 나와 제어할 수 없는 환경과 함께 '타인'이라는 존재도 목표 달성 과정의 3대 변수다.


 과정에서 타인은 나에게 독이 될 수도, 복이 될 수도 있다.


나를 응원해주는 타인(= 팬)은 단순히 응원군으로 그치지 않는다. 팬은 잠재돼 있던 나의 재능을 이끌어내고, 이를 발판 삼아 내 삶을 변화시킬 길을 열어주고, 열쇠를 준다.


나이 50에 음악을 취미가 아닌 상태로 한다는 건 수없 절망과 사소한 낙심의 반복이다.


나는 요즘 멘토 역할을 해주시는 작곡가와 팬을 자처하는 친구 작가님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실감하고 있다. 이 분들은 10명의 무관심러 + 비난러의 방패가 되어준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관심과 배려가 내 재능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재능이 고정된 것이라 믿는 사람은 이 말에 동의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 분들의 지지로 나중에는 더 세련된 곡, 지금은 쓰기 어려운 장르의 곡도 쓰게 될 것으로 믿는다.


이 분들보다는 후방에 있지만, 한마디의 응원, 따뜻한 위로, 댓글 한 줄을 달아주는 1%의 내 편들도  나를 변화시킨다.


이런 타인들은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내 엔진에 부스터를 달아주기도 하고, 세부적인 목표를 변경시키는 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며, 일상적인 동기부여를 수시로 준다.


나와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내 재능과 지능과 기질을 변화시킨다. 이럼 사실은 나와 내 의지, 재능을 고정값, 불변값으로 봤던 나에게는 실로 놀라운 발견이다.


이기적인 시선에서 보면 타인은 단지 각자도생하는 남일뿐인데, 이 타인의 존재와 말과 행동이 내 재능과 삶을 변화시킨다니 말이다.


그렇다면 내 재능과 삶에 플러스의 에너지를 주는 타인을 어떻게 만나며, 관계를 맺어나가야 할까? 나의 경우 정답은 도전이었다. 모두 내가 음악, 글과 관련해서 도전하면서 알게 된 사람들이다.


혼자 방구석에 누워서 패배감에 젖어있는데, 나를 일으켜줄 누군가가 방으로 찾아오진 않는다. 최소한 나를 드러내고 표현해야 한다. 억지로라도 일단 한 발짝 밖으로 나가야 한다.


장사꾼이 아무도 없는 낯선 인도에서 시금치를  한 단만 갖다 놓고 팔면 팔릴까? 아무도 안 살 것 같지만 사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우연성은 적극성과 비례한다.


내가 작곡을 하는 이유는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명곡에 감동을 받아서 나도 그런 곡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다른 사람의 삶에 감동을 많이 받는 사람, 타인에게 많이 감사하는 사람에게 좋은 사람들 - 내 삶에 플러스의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 - 이 많이 연결되는 게 아닐까?


내 길을 가는 과정에서 타인을 무시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다. 당신의 모습이 굳센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스스로 믿는다 해도 단지 경직되고 고립된 모습일 도 있다.


신적으로 보면 우리는 완전한 독립체가 아니라 각자의 일부분일지도 모른다.




"로디가  촌스럽다. 너무 단순하다. 곡이 구리다" 이런 말에 쉽게 무너지고, '난 재능이 없구나'하며 절망했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지자(나 포함)가 있는 한 나는 죽을 때까지 '재능이 없다'는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을 것이다. 재능이란 게 그렇게 쉽게 판단하고, 판사가 망치질하듯 결정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다.


타인과의 진정하고 좋은 관계 속에서 오묘하게 피어날 수 있는 것, 나 자신도 아직 다 발견하지 못한 것이 재능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깡다구보다는 에너지를 타인과 어떻게 잘 공유하고 섞고 주고받을지가 성공과 행복의 관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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