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이제 네가 우네
비로소 운다
울어도 되는 시간
상처가 흉터가 되고 흉터가 화석이 된 시간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울음을 참았던가
눈물의 순간만이 진실하다
어렸을 적 잠시 느꼈던 진실의 초
화장이 지워져도 머리칼이 헝클어져도
흉하지 않다 추하지 않다
날마다 저물어가고 날마다 허물어가는
안타까운 육체여
애써 웃는 눈망울이
그저 말없어서 더없이 한스러워서
넋없고 한없다
이 순간 내가 너를 잠시 이해한 것이
십 년을 산 것처럼
비통한 네 심장을 어루만져 줄거나
그래 이제 네가 우네
비로소 운다
울어도 되는 시간
눈물을 쏟아내고 울분을 토해내며
외롭고 두려웠던 시절을 노래해 보려무나
잠시 너를 심해하는 억겁의 시간
그래 울어라 울자 사는 게 울음이지
날 때 울고 갈 때 우니
네 손이 따뜻하구나
그래 이제 네가 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