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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새 Oct 19. 2023

그래 이제 네가 우네

그래 이제 네가 우네

비로소 운다

울어도 되는 시간


상처가 흉터가 되고 흉터가 화석이 된 시간들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울음을 참았던가


눈물의 순간만이 진실하다

어렸을 적 잠시 느꼈던 진실의 초


화장이 지워져도 머리칼이 헝클어져도 

흉하지 않다 추하지 않다


날마다 저물어가고 날마다 허물어가는

안타까운 육체여


애써 웃는 눈망울이 

그저 말없어서 더없이 한스러워서 

넋없고 한없다


이 순간 내가 너를 잠시 이해한 것이

십 년을 산 것처럼


비통한 네 심장을 어루만져 줄거나


그래 이제 네가 우네

비로소 운다

울어도 되는 시간


눈물을 쏟아내고 울분을 토해내며

외롭고 두려웠던 시절을 노래해 보려무나


잠시 너를 심해하는 억겁의 시간


그래 울어라 울자 사는 게 울음이지

날 때 울고 갈  때 우니


네 손이 따뜻하구나

그래 이제 네가 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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