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nburgh, 고요의 도시

by 밤 bam

12월 말 아주 추운 겨울 에든버러를 방문했다. 아무리 그날의 기억들을 끄집어봐도 임팩트는 없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름다운 노을과 숙소에서 들었던 노래 정도이다. 스펙터클한 여행의 내용은 없지만 잡음이라고는 하나도 없던 고요 속 에든버러를 적어보려고 한다.


영국에서 인턴을 할 때,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중 한 곳을 꼭 방문하겠다고 다짐했다. 물론 찐 아이리쉬 펍이 무척이나 구미가 당겼지만 왠지 나는 스코틀랜드를 택했다. 큰 이유는 없었다. 지금이야 위스키에 관심이 많아졌기에 스카치 위스키가 방문의 명분이 되겠지만은.



어느 도시든 첫 방문을 하게 되면 도시 이름의 상징물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에든버러 글자와 함께 여행 착수.



런던의 모던함과 달리 에든버러는 오래되어 보이는 건축물로 가득했다. 에든버러는 스코틀랜드의 수도이며 웅장한 고성, 중세의 거리로 역사적 가치를 지닌 도시였다.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스코틀랜드 국왕 데이비드 1세가 에든버러에 요새를 지으며 수도로 자리 잡게 되었다. 평범한 주택가만 보더라도 런던의 일반적인 주택보다 오래되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바로 직감할 수 있다.



나는 에딘버러를 가면 꼭 들러야 할 두 곳을 방문했다. 그중 한 곳은 바로 에든버러 성이다. 이곳은 시내에서부터 걸어서 약 20분 정도만 올라가면 된다. 올라오게 되면 에든버러 시내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Edinburgh Castle

두 번째 꼭 방문해야 할 곳은 Calton Hill이다. 칼튼 힐 또한 120m 높이로 에든버러 시내의 거의 모든 곳을 볼 수 있다. 17세기에 국왕 찰스 1세가 요새를 지으며 군사 요충지로 사용했다. 18세기 에든버러가 스코틀랜드의 문화와 학문의 중심지로 자리 잡으면서 아름다운 공원으로 개발되었다. 이곳에서 마주했던 노을은 내 평생 가장 아름다웠던 석양이었다.


Calton Hill

크리스마스 시즌에 크리스마스 마켓을 그냥 지나가면 유죄이지 않던가. 한겨울 찬 맥주는 여행의 추위를 녹여준다.


Christmas Market
Merry-go-round

여행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대표 유적지와 시내와의 거리가 가까워서 도보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었다. 유유자적 걸어 다니면서 추운 온도와 도시의 유적을 뼛속까지 느끼는 것은 임팩트 없는 임팩트였나보다.




고요한 피아노의 선율이 에든버러의 감성과 맞아서였을까. ‘츠네오와 조제’라는 영화음악을 듣고, 찰나의 눈물이 흘렀다. 영화를 본 것도 아니었지만, 한 음 한 음 깊이 스며들었다. 6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그 음표들이 선명하다.


Photo by B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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