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좋은 곳에 항상 공원이 있는 이유
Lake Hollywood Park, El Dorado Park
최근 용산이 서울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올랐다. 대통령 사무적 거처의 이동, 교통수단의 요충지, 대기업 유입 등 다양한 이유로 용산역이 부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러 이유의 중심부에는 공원이 있다. 미래 용산의 부동산 가치는 공원으로 인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군부대가 평택으로 통합되면서 그 넓은 일대는 용산공원으로 재조성 되었고, 서울 중심부에 전례 없는 대규모 공원이 생긴 셈이다.
용산의 가치가 공원의 존재만으로 높게 평가되는 것처럼, 어떤 랜드마크 도시 속 공원의 존재 유무는 가치 평가를 할 때 중요한 지표가 된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 런던의 하이드 파크, 파리의 뤽상부르 파크 등 입지가 좋은 곳에는 유명한 공원이 부산물처럼 따라오게 된다. 캘리포니아 역시 아름다운 공원이 있는 곳이면 치안이 안정된 곳이며, 경제 수준이 높은 곳이었다. 올해 캘리포니아를 여행하면서 방문했던 여러 공원 중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1. El Dorado Park (엘도라도 공원)
엘도라도 공원은 전설의 황금 도시라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귀티(?) 나는 공원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 위치해 있으며, 자전거, 골프, 스케이트보드, 축구,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까지 갖췄다. 공원 자체도 아름답지만 공원 주변 주택가는 롱비치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깨끗하고 평안한 곳이다. 공원 인근 평균 가계 소득이 약 13만 불(대략 1억 8천만)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이 우연하게 부유한 지역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좋은 공원이 있기에 그 지역이 부유한 곳이 될 수 있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자전거 트랙2. Lake Hollywood Park (레이크 할리우드 공원)
사실 레이크 할리우드 공원은 Hollywood Sign(할리우드 사인)을 볼 수 있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이 공원은 Hollywood Hills(할리우드힐즈)라는 LA에서 Beverly Hills(베버리힐즈)와 함께 유명한 부촌에 위치해 있다. Lake Hollywood Park 외에도 할리우드 힐즈 근처에는 Runyon Canyon Park, Wattles Mansion and Gardens Park 등 다양한 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수많은 셀럽들이 살고 있으며, 대저택들이 즐비하다.
Hollywood Sign이곳은 애견을 자유롭게 풀어놓을 수 있는 공원으로 많은 미국인들이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 혹은 피크닉을 즐긴다. 많은 이들이 할리우드 사인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찰나의 순간만 머무르지만,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피크닉을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해외로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오히려 한국의 좋은 점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지만,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공원의 부재였다. 한국은 좁은 땅에서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그렇기에 공원이라는 대규모 공간을 조성할 여유가 없었다. 커피나 맥주를 들고 공원 밴치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겨하지만 서울에서는 잠시 앉을 수 있는 공간조차 찾기 쉽지 않다. 다만 이제 수많은 신축아파트 단지가 공원의 역할을 나름 잘해주고 있을 뿐이다.
아마 공원의 유래는 정원에서 파생되지 않았을까 싶다. 과거 정원은 주로 궁전에만 있었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 보다 질 높은 궁중 생활을 누리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계급사회가 점차 탈피되면서 정원과 같은 공간을 누구나 즐길 수 있게 공공 공간으로 확장되었고, 그것이 공원이라고 되었다. 소수만 누릴 수 있었던 정원의 혜택이기에 여전히 공원이 있는 곳은 비교적 다른 곳에 비해 살기 좋은 곳이 될 수밖에 없다.
국내에 최근 지어진 값비싼 아파트 또한 단지의 인프라 퀄리티가 땅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가끔 주민 외 아파트 단지로의 출입을 막아놓는 곳도 생기고 있다. 마치 예전에 궁전 정원을 아무나 못 드나들던 것처럼.
Photo by Ba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