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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나스플릿 Aug 09. 2023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니체는 그의 불행했던 개인사 때문인지 행복과 불행은 동시에 존재한다고 했다. 행복은 그 어디에 멀리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불행과 함께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 한마디로써 우리는 현실에 집중해야 함이 완전히 정리되었다. 허황된 꿈을 갖을 필요도 없이 우린는 지금 이 순간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다시 하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그 사랑이 또 무너지지는 않을까. 계속되는 고민에 시간만 흐를 뿐이다.


완벽한 사랑이 없기에, 다소의 불편함과 어려움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고는 있지만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그곳에 더 큰 상처를 입어서 그런 것일까.


사랑에도 PTSD가 적용되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것을 트라우마로 느끼고 있었다. 연속된 실패는 극심한 불안감을 조장한다. 또 안되리라는 법은 없지만, 또 안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은 그 여운이 오래간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방법에는 수억만가지가 있겠지만, 어떻게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는지는 풀어낼 해법이 없다. 운명, 혹은 팔자라고 칭하고 넘기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누군가를 꿈꾸면서 동시에 누군가를 밀어내는 이 기분.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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