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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나스플릿 Aug 22. 2023

미라클 모닝, 진짜 필요할까?

본의 아니게 거의 매일 미라클 모닝하고 있다. 대충 일출 1시간 전후로 깨곤하니까 여름에는 5시 전후, 겨울에는 6시 전후면 일어나곤한다. 주말에도 거의 비슷한 시간에 일어나니 이미 몸에 베어버린 습관과도 같다. 아침을 일찍 시작하게 되면 저녁이 짧아진다. 어차피 일찍 일어가게 되니까 저녁에 빨리 잠들어버린다. 그래야 바이오리듬이 잘 돌아가게 되어있다.



매일 일찍 일어난다고 하면 사람들은 '갓생'이라며 부러워한다. 나는 갓생보다는 늘어지게 자보는 것이 소원일 뿐이다. 12시는 커녕 아침 9시까지 깨지않고 자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럴 것이 아무래도 하루에 잘 수 있는 총 시간의 양은 비슷하니까 일찍 자는 내게 늘어지게 자는 것이 꿈 같은 일이다. 늦게까지 자는 사람들은 보통 새벽녙이 되서야 겨우 이불 속에 몸을 맡길까 말까 하지 않는가.



우리 인생은 '일찍'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일찍 데뷔하거나 남들보다 일찍 학교를 가고 조기 졸업하는 것, 남들보다 빨리 시작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 그렇다고 해서 일찍 시작한 사람들이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그냥 남들보다 조금 빨랐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일찍 시작을 하든, 늦게 시작하든 사실 크게 상관이 없다. 얼마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가치있게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언제 나의 능력이 극대화 되지는지는 스스로의 능력과 주변 환경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녁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저녁에 의미있는 일을 하면 된다. 나 같은 사람은 아침을 충분히 활용하고 짧고도 이른 저녁은 임팩트 있게 쓰고자 노력한다.



"진짜 재미있는 것들은 밤에 많이 일어나는데..." 오늘 함께 점심을 먹은 신입사원이 내게 한 말이다. 티비에서 조차 진짜 재미있는 것은 늦은 밤에 한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내게 최적화된 생활 패턴을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혹은 대중의 눈높이에 맞출 필요는 없다. 내게 적절한 시간은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밤에 일어난 재미있는 일들은 다음날 아침에도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간대에 함께 하지 않을 뿐. 세상의 일들은 그저 그렇게 공평하게 일어난다. 따지고 보면 이게 좋다 저게 좋지 않다 할 것이 많지 않다. 그런 것 같지 않지만 세상은 참 공평할 따름이다.



아침 잠이 많은 사람은 아침에 더 자면 좋겠다. 대신 저녁의 삶을 온전히 충만하게 사용하길 바란다. 하루에 일정 분량 만큼은 꼭 나를 위해, 나의 미래를 위해 조금씩 투자했으면 한다. 세상에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지만, 그리고 그 대부분의 것들이 밤에 일어난다지만, 너무 많이 나를 밤의 유혹에 내던지지는 말자. 미라클 모닝이 있다면 미라클 이브닝, 미라클 나이트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이니까. 



무엇이 되었든 시간을 잘 다룰 줄 아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다. 미라클 모닝이든, 미라클 이브닝, 미라클 나이트든. 올바른 시간 투자와 성장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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