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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재 Jul 03. 2020

말이 없는 중국집

주인 부부는 말이 없었다.


나도 그랬다.




자주 가는 중국집이 있다. 어느 골목 뒤편, 찾는 이가 드문 곳. 분잡하지 않은 중식당이다.


한적한 곳을 좋아한다. 시끄러운 곳은 내게 쉼을 주지 못한다. 아무도 없을 때 아무 말이 없을 때 편안함을 느낀다. 그래서 이 중국집은 내게 아지트 같은 곳이다.


근처에 이사 와서도 한참 후에 알게 되었으니, 다닌 지 1년쯤 됐으려나. 주방엔 남자 사장님이, 홀엔 여자 사장님이 있다.


  "안녕하세요."


  "네. 어서 오세요."


안면이 있지만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을 뿐 우리는 서로를 묻지 않는다. 오래지 않아 내가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식사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용히 면발을 뜬다. 읊조리는 티브이 소리, 달그락 화르르 주방 소리. 그리고 조용하다. 이 중국집은 말이 없다. 주인 부부의 아들로 보이는, 어린 학생의 핸드폰 소리마저 조용하다.


손님들도 말이 없다. 혼자 온 사람들. 퇴근 후의 남자들. 아저씨. 회사원. 학생. 그리고 나. 우리는 후루룩 거릴 뿐이다.


  "잘 먹었습니다."


  "안녕히가세요."


말이 없는 중국집은 결론적으로 내게 더 하지도 덜 하지도 않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이 곳에서 깔끔하게 짜장면 한 그릇을 비우고 만족스럽게 식당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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