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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재 Aug 17. 2020

돈이 아닌 사람을 남긴다

상품과 이를 위한 마케팅 방법이 쏟아진다.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경쟁은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무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스마트스토어'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광고 역시 쏟아진다. 기발한 광고를 넘어, 이젠 광고가 광고 같지 않다. 광고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광고 속에 우리가 있다. 무엇을 팔기 위한 광고인지, 이게 광고가 맞긴 한 건지, 소비자는 헷갈린다.


블로그엔 리뷰와 후기가 쏟아진다. 진짜 후기인지 광고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사진만 보고 구매를 결정했다가 낭패를 본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내돈내산 인증은 이제 필수다. 특히 이번 뒷광고 사태는 관련 업계에 큰 변화를 줄 것이다.






내 이름으로 책을 내면서 도서 마케팅 분야에 관심이 많아졌다. '마케팅=홍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했던 나는 곧 큰 코를 다쳤다. 마케팅은 단순히 상품을 알리는 게 아니었다. 그 범위가 엄청나게 넓었다. 그동안 내가 생각했던 건 마케팅이 아니었다. 계획 없는 막케팅이었다.


마케팅 관련 강의에서 들었던 말 중에서 인상 깊었던 말이 있다.


상품이 아닌 나를 팔아라.


단순히 상품을 알리는 것을 넘어 '상품의 제작자'를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책이라면 작가가 되겠다. 유튜브 영상이라면 유튜버가 되겠다. 딸기 한 팩을 사더라도 생산자 이름과 전화번호를 봐야 안심이 되는 시대다.


어느 출판 유통 강의에선 이런 말을 들었다.


지금의 도서 유통은 결국, 본인을 유통하는 것입니다.


결국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이 책 좋아요라고 말하기엔 너무도 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루에도 몇백 권의 신간이 쏟아지는데 단순히 상품만 알리는 건 한계가 명확하다. 게다가 이 시대엔, 책 이외에 매력 있는 콘텐츠가 너무도 많다.


그래서 관계가 중요하다. 이젠 판매 이전에 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비록 랜선을 통한 관계여도 그 파급력은 엄청나다.


특히 유튜버에겐 구독자와의 관계가 핵심이다. 시청자는 영상의 질이 좋아 영상을 소비하기도 하지만 유튜버 자체를, 그 사람이 좋아서 소비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독자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


나는 성공한 유튜버들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이를 깨달았다. 그래서 책 <유튜브는 처음입니다만>에서 유튜버로 성공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시했다.


크리에이터와 구독자 사이의 신뢰는 중요하다. 유튜브엔 순식간에 구독자가 감소하고 대중의 뭇매를 맞는 이들이 있다. (…) 크리에이터의 변명과 거짓말은 시청자들에게 배신감을 안겨줄 뿐이다. -190쪽


뒷광고 논란이 후폭풍이 거대한 것도 이런 구독자의 신뢰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관계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그들이 변명과 거짓말로 일관하는 게 좋을지, 하루라도 빨리 반성의 모습을 보이는 편이 좋을지는 명확하다.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은 다음과 같은 장사 철학을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돈이 아닌 사람은 남긴다.


그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사람을 얻기 위해 애썼다. 눈속임을 거부하고 정도를 지켰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애써 번 돈을 내주기도 했다.


그의 이름이 아직까지 회자되는 것은, 장사란 결국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이라는 진실을,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실천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돈벌이로만 보면 큰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널린 알린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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