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주저앉아 있는 학생,
아저씨 얘기 좀 들어볼래?
왜 그러고 있어.
날도 추운데… 방학인데….
참,
모든 게
생각 같지 않지?
어떤 어른들은,
어린 네가 뭐 얼마나 힘들겠냐고
공부만 하면 되지 않냐고
쉽게 말하지만
너도 힘들지. 그럴 거야.
불안하고 답답하고
미래는 보이지 않고
그럴수록 더 불안하고….
네 하루가 그럴지도 모르겠어.
그들은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자신이 너만 할 때 어땠는지를.
괜찮아.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어.
성장 의지와 동력을 잃는 때가 있어.
아저씨가… 그럴 때 좋은 방법 알려줄까?
음… 첫 번째, 일단 잘 먹고 잘 자야 해.
너무 당연한 소리 말라고?
아 그렇다면 미안.
근데 이게 중요해.
일단 몸을 챙겨야 돼.
편의점 음식 그만 먹고 밥 잘 챙겨 먹어.
잠도 푹 자고 일단 좀 그래 봐.
그럼 기분이 좀 나아질 거야.
엄마 잔소리와 다를 게 없다면
한 번 더 미안.
근데 사실 나도 뭐
너희 엄마 또래 아니겠니.
그리고 다음은, 너 자신과의 약속을 잘 지키기.
네가 무언가 하려고 한 거 있잖아?
그거를 하는 거야.
아 오해는 하지 마.
그냥 공부나 하라는 이야기가 아니야.
자신과의 약속은
공부일 수도 있고, 운동일 수도 있고,
노래나 그림, 베이킹 연습일 수도 있어.
아저씨는 너의 그 약속을 몰라.
네가 너 자신과 어떤 약속을 했는지 몰라.
그 약속은 네 안에 이미 있을 거거든.
그거를 조금씩 해보는 거야.
아주 조금씩.
처음부터 무리하진 마.
분명 지칠 거야.
그러니 조금씩.
나와의 약속 같은 거 없다고?
그럼 뭘 하고 싶은지,
뭘 약속하고 싶은지,
물어봐.
누구한테?
주저앉아 있는 너한테.
마지막, 누구나 그렇다는 것을 아는 것.
사실 다 불안하고 다 미래를 걱정해.
네 친구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의 삶도 생각 같진 않단다.
그래도 다들,
조금씩만 슬퍼하고 또 살아가는 거야.
용기를 갖고 희망을 갖고 주변을 돌아보며.
사실 아저씨도
어제까지 주저앉아 있었어.
다시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어.
아저씨도 언제 또 주저앉을지 모르지.
하지만 괜찮아.
다시 일어설 거거든!
얼마든지 다시 일어설 거기 때문에
또 주저앉는 게 두렵지 않아.
그리고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는 게
조금의 위안이 돼.
안도감보다는 그런 거지,
동질감.
내 삶이 잘못된 게 아니구나.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다들 그러니까
나 혼자 낙심할 필요는 없겠구나….
잘 먹고 잘 자기.
자신과의 약속 지키기.
누구나 그렇다는 걸 알기.
이 정도만 기억해줄래?
그럼 잠시 주춤하더라도
결국 나아가게 되어 있어.
정말이야.
아저씨가 약속할게.
어때?
아저씨 얘기가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또 불안하거나
또 주저앉고 싶거나 그러면
그도 아닌데 그냥 떡볶이 먹고 싶으면
그러면 다시 아저씨 찾아와.
힘이 나는 떡볶이 사줄게.
언제든지 말이야.
ㅡ 어젯밤 꿈에 누군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