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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재 Aug 13. 2021

어른이 되면 많이 먹어야지 했었다

엄마의 커피잔을
머리 끝까지 들어 올려
마지막 남은 커피 방울을
입에 떨어뜨리며 소망했었다.



이담에 커서 어른이 되면
실컷 커피를 마셔야지, 라고. 



그러나 막상 어른이 되고,

잠을 쫓기 위해 마시는 커피와
타인과의 어색함을 쫓기 위한 커피를 지나, 


그렇게 다시
커피를 끊을 때가 되어서야
어렸을 적 소망이 생각나는 건,

잃고 나서야 비로소 소중함을 느끼는
나의 어리석음이다. 


지킬 것이 많아졌다는 현실인 동시에, 

어른이 되었지만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적다는 깨달음이다.






어렸을 때는 머리가 나빠진다는 어른들 말씀에 커피를 마실 수 없었다. 엄마가 다 마시고 내려놓은 커피잔에 남아있던 그 딸랑거리던 얼음만이 내 몫이었다. 


커피향은 아직 나를 흥분시킨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걱정으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었지만, 그런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이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생각보다 많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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