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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재 Nov 18. 2021

다섯 번째 계절

이름도 붙여지지 않은 그 계절에 나는 앓았다.


헌 기억을 보내기 아쉬워 앓았고,

새 세상을 맞이할 자신이 없어 앓았다.


낯선 공기 냄새에 앓았고,

넉넉지 못한 마음 때문에 앓았다.


앓는 내내 너는 왜 그러냐고 물었고

나는 별다른 얘기를 할 수 없었다.


너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냐고 물었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사계절이 뚜렷하다는 것은

계절과 계절 사이를 건너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현실인지도 모릅니다.


세상과 세상을 잇는 일에

겸손하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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