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고 여유로운 저녁, 문득 생각 나는 사람들이 있다. 급 SNS에 로그인해 예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검색해본다. 학교에서 오며 가며 봤던, 연락을 하기엔 심리적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아주 모르는 사이는 아닌 사람들. 갑자기 궁금하다. 지금은 뭐하고 지내려나, 결혼은 했으려나.
나와 비슷한 시기에 학부를 다닌 사람들은 참 다양하게 살고 있다. 아직 무언가를 이루려는 과정 위에 있어 더 그런 것 같다. 물론 일찌감치 ‘무언가’가 되어 그럴듯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친구도 있다. 대학원을 졸업했다는 소식, 이직을 벌써 한 능력자들, 결혼했는지도 몰랐는데 어느새 아기 사진이 프로필 사진인 친구… 멀리서 보면 다들 제 자리에서 열심히,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주 의외의 근황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내가 기억하는 모습과 너무 달라 깜짝 놀란다. 수줍음이 많았던 것 같았는데 어느새 창업을 해 스타트업을 한다며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 생소하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입사해 어련히 잘 다니거 있으려니 했는데, 퇴사를 하고 아예 다른 분야의 일을 시작한 친구도 있다. 아주 의외의 근황으로 유투버, 사회적 기업가, 카페 사장님, 전공과는 다른 분야의전문직 등등 - 학부 때 모습에서는 상상도 못 한 반전 근황이다.
그 사람들과 내가 그렇게 가깝지 않았기에 내가 모르는 부분이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반전일 수도 있다. 내가 알던 그 모습이 지극히 단편적이었다는 게 실감이 난다. 또, 나와 알고 지내던 시기 이후에 그 친구들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며 지금에 이르렀을 테니, 내 기억이 과거에 멈춰 있다는 것도 깨닫는다.
나는 어떠려나 싶다. 나도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한다. 직업을 갑자기 바꾸는 등의 큰 변화는 없지만, 나도 성장하고 변화하고 노력 중이다. 이 친구들은 날 어떻게 기억하려나. 나의 단편적인 모습은 무엇일지, 그리고 지금의 나를 보면 놀랄까, 아니면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일까. 나도 반전 근황을 하나 만들고 싶어서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는데 어렵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 걸 보니 이건 SNS의 순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