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책이 출판되고는 부끄러워서 어디가서 책나왔다는 말도 못했다. 누군가 나에게 "이번에 책 나왔다며? 대단하다~"라고 말해주어도 대단한 거 아니라며 손사래치기 바빴다.
내가 내 책을 당당히 소개하지 못해서일까. 초반에는 꽤 팔리던 책이 한 달이 지나고나니 판매량이 주춤하다. 이걸 원했던 건 아니었는데.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이번 책은 꼭 내가 제일 아껴줄거야! 당당하게 어필해보는거야! 내 마지막 책이 될지도 모르잖아!"라고 말이다. 가입한 카페에도 책이 나왔다고 올리고, 블로그에도 소개했다. 인스타그램에는 순위가 올라갈 때마다 인증하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다보니 이젠 습관이 되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서점 앱에 들어간다. 내 책을 검색하고 순위를 확인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곳이 YES24인데, 알라딘보다 순위가 낮아서 진지하게 서점을 바꿔야하나, 고민했다.
알라딘은 세일즈포인트도 높고, 청소년 주간 순위도 높다. 기분이 좋아진다.
거기서 끝내지 않고, 네이버에도 검색해본다. 연예인들이 초록창에 자기 이름을 검색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한다더니, 내가 딱 그 모양이다. 그러다가 오늘, [신간도서] 딱지에서 [베스트셀러] 딱지로 바뀐 걸 확인했다. 검색해보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갈 뻔했다.
언제 떨어질 지 모르니까, 캡쳐했다. 카톡 프로필 사진도 이걸로 바꾸고, 내친 김에 브런치에도 글을 쓴다. 책을 낸 작가는 고고한 학처럼 판매부수에는 신경쓰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글만 생각할 것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판매부수에 신경쓰는 내가 찌질해보이기는 하지만, 내 책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련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으니, 이 책이 전해지게 하기 위해 홍보하는 것도 당연하니까.
세 번째 책을 본격적으로 집필하기 시작하면, 아마 순위를 확인해보는 이 습관도 사라지지 않을까? 그때까지는 조금 더 뻔뻔하게! 내책을 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