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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채은 Sep 15. 2023

브런치 계정이 살아있다니

브런치가 처음 생겼을 때 브런치에 글을 썼었다. 경력이 얼마되지 않은 저경력 교사로서 아이들과 부대끼던 이야기들을 남기고 싶었다. 몇 개의 글을 남기지도 못한 채 사회초년생 답게 이리저리 뒤늦은 진로 고민도하고, 결혼, 출산, 육아라는 인생의 과업들도 수행하면서 '나'를 잊어가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눈을 떠서 먹고, 놀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손이 가던 내 아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다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육아와 병행하며 하루하루 쳐 내기에 바빴던 학교라는 공간도 다시 내게 본래의 의미를 찾아가게 되었다.


엄마가 되기 전과 엄마가 된 후 나의 시선은 많이 변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도,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학부모님을 바라보는 시선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교 문화를 비롯해 사회 전체의 문화가 변화된 탓도 있지만 내 스스로가 많이 달라졌다. 


아이들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도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된 기쁨과 예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반성이다. 하지만 그 말을 쏟아낼 곳이 없었다. 조금 더 조심스러워진 학교 안밖의 여러 관계들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내 안에 담아두게 했다.


내 속에 들어있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냥 흘려보내기가 아쉬웠다. 예전보다 많이 각박해졌지만 언론에서 말하는 것과 달리 아직 따뜻함이 남아 이는 곳이 학교고 아이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어느 곳에 쏟아 놓을까 고민하다 오랜만에 브런치 계정에 접속했다. 


내 계정이 살아 있었다니!!


내 계정과 예전의 나의 글이 살아있다는 게 신기하다. 


학교 아이들과의 이야기, 내 아이와의 이야기, 아이들로 인해 매일매일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이곳에 담아보려 한다. 일기 쓰듯이 하루하루, 차곡차곡, 소중한 이야기들 예쁘게 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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