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스킨십의 힘
1편, 잘못 살고 있음을 깨닫다(https://brunch.co.kr/@bang1999/125)
2편, 감성은 모순의 마그마다 - 사노 요코(https://brunch.co.kr/@bang1999/126)
(2편에 이어)
사노 요코가 그 감정을 너무 늦게 깨닫고 후회한 케이스라고 한다면, 케이(비록 영화에서지만)는 더 늦기 전에 그 감정을 되찾겠노라고, 과감히 선언을 합니다. 케이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겁니다. 남들이 아무리 뭐라 하든 간에, 나는 행복하고 즐겁게 사랑하며 살겠노라고 말이죠. 이 선언은 굉장히 용기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특히 중년 부부들은 사랑이 아닌 ‘전우애’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사랑이란 유효기간이 있어, 그 기간이 지나고나면 소위 약발(?)이 자연히 줄어들거나 사라지는게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중년 부부는 언젠가부터 서로를 마주보는, 특히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간은 현저하게 줄어들고, 같은 공간에 있을지라도 대개는 다른 곳을 바라보며 생활하게 되는겁니다. 사랑의 서약으로 맺어진 부부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냥 일상적이며 감정이 거의 없는 건조한 부부로 변화되어 가는거죠. 또한 이런 현상을 당연한 것, 불가피한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가는거고요.
부부 힐링 프로그램을 받으러 간 조그만 도시 ‘호프 스프링즈(영화의 제목과 같습니다)’에서 만난 닥터 펠드는 케이와 아놀드에게 그날 당장 3가지를 실행하라고 요구합니다.
1. 밤에 껴안고 자기
2. 애무하기
3. 섹스하기
부부, 특히나 남편인 아놀드는 적잖이 당황해 합니다. 아놀드가 작업을 하다 허리를 다친 이후 꽤나 오랜시간 각방을 써왔기 때문이고, 심지어는 호텔에서조차 케이는 침대에, 아놀드는 소파에서 잠을 잤기 때문이죠. 투덜이 스머프처럼 투덜대지만, 어찌되었든 아놀드는 케이와 한 침대에서 잠을 자게 됩니다. 드디어 한걸음 발을 떼기 시작한거죠.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노력해보려 하지만 상황은 엉뚱하게 흘러가고 결국 케이와 아놀드는 실패한 채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청춘의 남녀들은 뜨거운 사랑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평생 같이 살기로,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함께 할 것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결혼이란 제도로써, 이는 몸과 마음 그리고 법적으로 완벽한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는 평생 사랑할 것이 전제가 됩니다. 하지만 살다보면, 아이를 낳아 키우다보면, 그러다 나이가 들어가게 되면 오래된 옷이 옷장서랍 깊은 안쪽에 있는 듯 없는 듯 묵혀지게 되듯, 사랑 또한 그렇게 존재감 없이 집안 구석 어딘가에 몰래 감춰져 있게 됩니다. 선명했던 색이 퇴색되어 가고, 그 위로 조금씩 먼지가 쌓여가면서 말이죠.
자, 다시 처음부분으로 돌아가 남편 혹은 아내의 요청, 즉 신혼 때처럼 서로 사랑하며 알콩달콩 살고 싶다는 소망에 답을 해 봅시다. 어쩌시겠습니까? 더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가요? 고민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서로 사랑하며 매일 즐겁고 행복하게 아껴주며 사는 것이 바로 정답이니까요. 케이의 말대로 결혼한 것도 행복해지기 위함이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도 매일 행복해지기 위함이니까요. 그러니 그냥 그저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면 되는 겁니다. 사랑에 환희가, 기쁨이 그리고 행복이 가득 담겨져 있으니, 사랑하며 살면 우리 삶은 행복 그 자체가 될 수 있습니다.
말이 쉽죠? 그게 말처럼 쉽게 되느냐 묻고 싶으시죠? 따지고 싶죠? 한마디로, 됩니다. 방법을 알려 드릴게요. 딱 2가지만 실천하시면 됩니다.
① 위대한 스킨십의 힘
영화 <호프 스프링즈>에서 닥터 펠드의 처방이 바로 그 첫 번째 방법입니다. 닥터 펠드는 케이, 아놀드 부부에게 첫 상담에서 3가지를 요구했죠. 첫째, 밤에 껴 안고 자기. 둘째, 애무하기. 셋째, 섹스하기. 이 3가지를 하나의 단어로 축약하면 바로 ‘스킨십(Skinship)’이 됩니다. 국어사전에 의하면 스킨십이란 ‘피부의 상호 접촉에 의한 애정의 교류’라 설명되어 있습니다. 또한 영영사전에는 Physical affection으로 표기되어 있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affection(애정)’이란 단어입니다. 터치를 하되 사랑스런 마음을 가지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스킨십입니다.
일상이 건조하고 무의미한 중년 부부를 사랑이 넘쳐나는 신혼 부부처럼 만들 수 있는 그 첫 번째 방법은 바로 스킨십을 하는 것입니다. 아니 평소에도 소나 닭 쳐다보듯 아무런 감흥없이 바라보는데, 어찌 스킨십을 하냐고요? 아마도 중년 부부의 경우 대부분 스킨십을 잘 하지 않을겁니다. 연애 때나 신혼 시절에야 서로가 좋아 삼복 더위에도 떨어지지 않으려 했겠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언젠가부터 잘 하지 않게 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더라도 그냥 스킨십을 시작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어려워하실 분들을 위해 스킨십 하는 몇가지 요령을 알려드리죠.
하나. 출, 퇴근길에 하루 2번 서로 포옹을 하며 짧은 키스를 나누세요. 어떻게 하냐고요? 그냥 지금이 신혼시절이라 생각하고 그냥 하시면 됩니다. 껴안은 두 손에 힘을 꼭 주시고, 힘차게 키스를 나누시면 됩니다.
둘. 밖으로 산책을 나가거나 부부동반 모임을 나갈 때, 길을 걸으며 손을 꼭 잡고 걸으세요. 팔짱도 괜찮긴 하지만, 이왕이면 서로의 체온을 나눌 수 있는 손을 마주잡는 것이 더 좋습니다.
셋. 집에서 TV를 보거나 할 때도 손을 잡거나 자연스럽게 안고 보세요.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뽀뽀도 나누시고요. 애정을 듬뿍 담아 미소진 얼굴로요.
넷. 잠을 잘 때도 손을 잡고 자세요. 남편이 아내에게 팔베개를 해주면 더 좋습니다. 또한 아내의 다리를 남편의 다리 위에 얹고 자게 되면 스킨십 외에도 아내의 혈액순환을 위한 부수효과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굿나잇 키스를 나누시면 됩니다.(그러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더 좋겠죠?^^)
다섯. 식사를 차릴 때나 집안일을 하고 있을 때 그냥 조용히 다가가 뒤에서 안아주세요. 백허그는 남녀 모두 좋아하고 만족해하는 스킨십 중에 하나입니다.
중년 부부의 스킨십이 왜 이토록 중요한 지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읽어 보시면, 특히 남편 분들이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필립 로스의 소설 <에브리맨>에서 주인공의 두 번째 아내인 피비는 이별을 선언하며 육체적 애정, 즉 중년 부부 간의 스킨십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남자는 결혼생활을 이어갈 뜨거운 마음이 식어버렸는데, 그런 뜨거움이 없으면 살 수가 없지. 아내는 실용적이지. 현실적이야. 그래, 뜨거움은 사라졌어. 아내도 나이가 들어 예전의 그 여자가 아니거든. 하지만 아내는 육체적 애정이 있는 걸로 충분해. 그냥 침대에 남편과 함께 있는 거. 아내는 남편을 안고, 남편은 아내를 안고. 육체적 애정, 부드러운 태도, 친밀함...”
-- <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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