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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칸양 Oct 20. 2016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면

#4  조용히 내면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삶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Let Your Life Speak)>


파커 J. 파머(Paker J. Palmer) 지음/홍윤주 옮김/한문화 





이 책은


두 번째 이 책을 읽었다. 희안한 점은 첫 번째보다 오히려 두 번째 읽으니 내용이 더 어렵다. 쉽지 않다. 아니 쉬운 듯 어렵다. 알 듯 말 듯, 잡힐 듯 말 듯 그렇게 느껴진다. 왜 그럴까.


이 책은 인생전반에 걸친 삶의 희노애락에 대해 담담히 느낀 바를 옮긴 책이다. 현실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내면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영혼, 자아, 소명 그리고 책임의식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외적인 면보다 내적인 면을 다룬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왜?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은 저자처럼 깊은 고민과 사색을 경험해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처럼 자신의 가장 암울하고 어두운 깊은 바닥까지 내려가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에게 여러 교훈을 던져준다. 삶을 돌아보게 만들고, 성공의 의미와 삶의 가치에 대해 화두들 던져준다. 어떻게 살아지는 가에 대한 이야기보다 어떻게 살아가야만 할 것인가에 대한 태도와 당위성의 문제를 거론한다. 책의 두께가 얇음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강렬하고 꽤나 울림이 크며 강하다. 결코 우리가 피해갈 수 없고, 맞닥뜨려야만 하는 삶의 가장 진솔한 주제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책을 가볍게 읽고 옆으로 밀쳐놓을 수 없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두 번 읽은 이유이며, 앞으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오게 될 때 다시 책을 펴게 될 이유가 될 것이다.



소명, 내면으로부터의 목소리


“당신이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기 전에, 인생이 당신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 지에 귀 기울여라.”


저자는 말한다. 당신이 바라는 성공을 생각하기 전에, 자신의 인생, 즉 내 안의 진정한 자아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라고. 저자는 내면이 원하는 것--소명--을 따라가지 않고 외부에서 원하는 것을 쫓아가는 것은 자신에 대한 심각한 폭력이라고 강하게 주장한다.


소명은 뭘까? 소명이란 ‘내가 들어야 할 내면의 부름 소리’라고 저자는 정의 내린다. 또한 프레더릭 뷰크너(Frederic Buechner)는 소명을 ‘마음 깊은 곳에서의 기쁨과 세상의 절실한 요구가 만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뷰크너의 정의에 따르면 소명이란 자아에서 시작하여 세상의 요구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다. 즉, 소명이란 마지못해 따라가야만 할 삶의 기준--외부적 관점에서의 성공--이 아니라 진정한 내 인생을 살기 위해 따르지 않을 수 없는 나 만의 삶의 기준을 의미한다.


참으로 어려운 이야기이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 목소리가 이야기하는 것을 쫓아가는 삶이 진정한 삶이라는 것. 여기서 문득, 어떤 문구 하나가 떠오른다.


“사람이 나이들어 가장 허망해질 땐, 하나도 이룬게 없을 때가 아니라 이룬다고 이룬 것들이 자신이 원했던 게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다.”


예전 읽었던 김어준씨의 <건투를 빈다>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렇게 보니 이 책의 저자인 파커 파머의 말이 이해가 된다. 소명... 참 어렵다... 나의 소명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아야 진정한 자아가 원하는 데로 살 수 있는 것일까....



에고를 지나쳐 참자아로..


저자는 소명을 발견하고, 소명대로 살기 위해 먼저 ‘참자아를 향한 순례여행’을 하라고 주문한다. 그 여행을 통해 한계와 능력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자신 만의 본성을 발견하고, 본성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람은 자신의 본성에 충실함으로써 신과 함께 산다. 본성이 아닌 것을 따르는 사람은 신을 거스르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포함한 모든 현실의 실체는 신께 속한 것이니, 거스르지 말고 그대로 존중하며 따를 일이다.(78P)


본성을 발견하기 위한 즉, 나만의 참자아를 발견하기 위한 순례여행은 힘들고 어려운 길이다. 때로 그 길은 막히기도 하고, 때로는 열리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포기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길이 닫힐 때 불가능을 인정하고 그것이 주는 가르침을 발견하라.

길이 열릴 때 당신의 재능을 믿고 인생의 가능성에 화답하라.(58P)


저자는 지혜의 말들을 빌어 이 여행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적 여행을 계속 하라, 에고를 지나쳐 참자아에 이르라, 그러면 자아도 취해 빠져 헤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인간에게 따르는 책임감을 좀 더 늠름하게 간직한 채 세상으로 돌아오게 된다.”(110P)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 땐 어떻게 해야할까. 깊이를 알수 없는 절망감과 자괴감에 빠져 삶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방황하게 될 땐 어떻게 해야만 할까. 저자는 그럴 때 방법은 딱 한가지 밖에 없다고 말한다. 차라리 그 안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라고. 유일한 탈출구는 아래로 아래로 향하는 영적 여행길의 과정 속에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이 아래로 아래로의 힘겨운 여행을 통해 우리가 맞닥뜨리게 지점은 어디가 될까? 그리고 이 여행을 통해 비로소 우리가 얻을 수 있고, 깨닫게 되는 것은 어떤 것일까? 다음을 같이 읽어 보자.


어둠의 여행을 통해 계속 내려가면 중요한 한 지점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 지점은 모든 것이 하나로 통합된 장이며 자기 자신과 서로에 대한 근원적인 사랑을 경험하는 상태이다. 또한 조각난 인간 삶의 표면 아래 공유되는 의식의 공동체이다. 훌륭한 리더십은 자기 내부의 어둠을 뚫고 지나가 사람들과 하나가 되는 지점에까지 도달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그들은 이미 어둠을 경험했고 길을 알고 있기에 다른 사람들을 ‘완전함’으로 이끌 수 있다.(119P)


내적 여행에서 우리가 얻는 선물은 결국 모든 것에는 죽음이 다가옴을 알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죽음이 끝이 아니다. 생명이 다한 어떤 것을 죽게 함으로써 새로운 삶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을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132P)


즉, 우리가 이 여행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자신의 완전한 본능에 대한 이해이며, 내면에 대한 적나라한 깨달음이고, 최종적으로는 지금과는 또 다른 새로운 삶에 대한 만남이라는 것이 답이 될 것이다. 이 여행을 통해서 우리는 한단계 더욱 내면적으로 성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며, 비로소 자신의 소명대로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다음 아래의 내용들은 책 속에서 참고할 만한 부분을 인용해 놓은 것이다.


루스의 조언


"나는 모태 신앙인이라네. 그리고 60년이 넘게 살아왔지. 그러나 내 앞에서 길이 열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네. 반면에 내 뒤에서는 수 많은 길이 닫히고 있다네. 이 역시 삶이 나를 준비된 길로 이끌어 주는 또 하나의 방법이겠지.”


하루하루의 삶 또한 마찬가지이다. 하루가 죽음으로써 그리고 사라짐으로써 우리의 삶과 생명의 숨은 단축된다. 죽음을 통해 비로소 우리는 내일이라는 열망을 가질 수 있으며, 또한 그것에 대한 욕망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된다. 삶은 하루의 죽음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도로시 데이(Dorothy Day)의 연설

  - 카톨릭 노동자 운동의 창시자이며 오랜 기간 뉴욕 남동부 지역의 빈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헌신


“빈민들에게 선행을 베풀면서 그들에게 감사를 기대하지 마십시오. 그랬다간 당신이 베푼 것은 얄팍하고 일시적인 것이 되고 말 겁니다. 빈민들에게 필요한 건 그런게 아니에요. 그런 건 그들을 더 가난하게 할 뿐입니다. 베풀어야 할 게 있을 때만 베푸세요. 주는 것 자체가 보답이라고 여기는 사람만 베푸세요.”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누군가에게 주고 있다면 나는 잘못되고 위험한 선물, 사랑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랑이 담겨 있지 않은 선물을 주는 것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의 요구를 돌보기 위해서보다는 나 자신을 내세우려는 필요에서 나온 선물이다. 그런 베풂에는 사랑도 믿음도 없으며, 사랑의 전달 통로는 나 말고는 없다는 오만과 착각에서 나온 것이다.(75P)


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는 선물이 내 본성에 없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선물이 나의 참다운 본성, 유기적인 실체 속에서 생성된 것이라면 내가 그것을 주어 버린다해도 스스로 다시 생겨날 것이다. 또한 그러한 베풂의 결과는 탈진이 아니라 비옥함과 풍요로움이며 나를 새롭게 할 것이다.(76P)


바클라프 하벨(Vaclav Havel)의 리더십

 - 체코의 반체제 극작가이자 인권운동가였으며 현 체코 공화국 대통령


“이 인간 세상의 구원은 다름 아닌 인간의 마음 속에, 인간의 반성하는 능력에, 인간의 겸손과 인간의 책임감에 달려 있습니다. 인간 의식의 전면적인 개혁 없이 진보란 있을 수 없습니다.…”


하벨이 얘기하는 진정한 리더십의 힘은 외부에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의 마음 속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정에서부터 국가에 이르기까지 어떤 환경에서나 진정한 리더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자유롭게 해방시키는 데에 목표를 둔다. 그러면 그 마음의 힘이 세상을 해방시킬 수 있다.

“의식이 존재에 우선한다.”

“인간 세상의 구원은 다름 아닌 바로 인간의 마음 속에 있다.”


하벨의 주장은 인간 역사를 움직이게 하는 근본 요소는 물질적 현실이 아니라 의식이며 인식, 생각과 정신이라는 것이다. 우리 내면에는 의식의 ‘아르키메데스의 지점’이 있다. 내적인 어떤 부분을 누르면 우리를 짓누르던 거대한 돌덩이를 들어올릴 수 있는 지렛대가 생겨난다. 그리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게 된다.(112-113P)




차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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