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하편), 위대한 강사들 또한 처음엔 다 초보였다
LOGOS(로고스)의 논리성, PATHOS(파토스)의 감성에 이어 유형선 강사가 강조하는 마지막은 ETHOS(에토스)입니다.
ETHOS란 ‘성격’, ‘관습’ 등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이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말하는 사람의 고유 성품으로 해석합니다. 여기에는 체형, 자세, 옷차림, 목소리, 단어선택, 시선, 성실, 신뢰, 카리스마 등이 속하죠. 즉 강사는 강의내용의 논리성, 청중에 대한 감성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더해 자신의 이야기를 청중들이 깊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온 몸으로 믿음을 주며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이란 것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은 상대와의 의사소통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두가지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명확성과 화자의 목소리, 즉 음색을 비교했는데, 음색이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하네요. 즉 말을 조리있게 잘 하더라도 목소리가 거슬린다면 그 효과가 떨어진다는 겁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음색과 얼굴 표정, 즉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비언어적 요소를 비교했는데, 음색과 시각적 요소의 중요성이 약 2:3 정도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즉 아무리 목소리가 좋아도 싫거나 짜증나는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죠?
메라비언 교수는 이 두가지 실험을 통해 사람간의 의사소통에 있어 언어(메시지의 명확성), 음색(청각적 요소) 그리고 얼굴 표정, 태도(시각적 요소)의 3가지 관계를 규명했는데, 그 비율은 다음과 같았다 하네요.
시각 55% > 청각 38% > 언어 7%
즉, 강의를 할 때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그리고 음색이 좋아도, 강사의 비언어적 메시지인 얼굴 표정, 태도, 자세 등이 청중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한다면 이미 그 강의는 절반 이상 실패했다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강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청중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거고요.
시각효과를 잘 누리기 위해 유형선 강사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Tip을 제시합니다.
- 선동후사(先動後詞) : 움직이며 말하지 말라. 반드시 움직이고 난 후에 말하라. 청중들의 주의가 흩어지기 때문이다.
- 공간 활용 : 첫 번째는 오른쪽, 두 번째는 중간, 마지막은 왼쪽 식으로 한 곳에만 머물지 말고 최대한의 공간을 활용함으로써 청중들의 시선을 끌어라.
- 시선 활용법 : 멀가중 멀가중 멀중가중을 명심하라. 즉 멀리, 가깝게 그리고 중간(멀가중)으로 시선을 옮기며 이야기하라. 지그재그식으로 응용해도 괜찮다.
- Eye Contact : 눈을 마주친 후 이야기하라. 시선을 돌리며 이야기하다보면 말이 빨라지는 경우가 많다.
- 눈 부처 : 상대방의 눈동자 안에 담긴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진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라.
- One Sentence One Person : 개인과 눈을 마주칠 때 한 문장씩만 이야기하라.
- 3S(Show - See - Speak) 활용 : 먼저 PPT를 보여주고(Show), 청중들을 본 후(See) 그리고 말하라(Speak). 그래야 명확한 전달이 가능하다.
- 침묵효과 : 필요하다면 잠시 침묵하라. 주의가 집중되는 효과가 있다. 단, 한 강의에 너무 많이 활용해서는 안된다.
또한 추가적으로 몇가지 Tip을 더 얘기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유용한 것은 이것인 듯 싶습니다.
비유법에 대한 설명으로 그는 노트북을 사기 위해 전자상가에 갔을 때의 경험담을 들려줍니다. 듀얼코어, 쿼드코어와 같은 노트북 용어가 잘 이해가 되지 않자 점원이 아주 쉽게 그리고 명쾌하게 설명을 해 주더랍니다.
어떤가요? 아주 깔끔하죠? 그리고 3세대, 4세대란 용어에 대해서도 묻자,
대단하지 않나요? 강의 또한 이렇게 비유법을 활용해 설명할 수 있다면 청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유형선 강사는 좋은 강의의 조건으로 강연하는 그 사람만의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내용이 아무리 좋을 지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나 주장들만을 옮겨 전달하기만 하는 거라면, 차라리 책을 읽거나 방송을 보는 게 낫다는 겁니다. 청중들이 강의를 들으러 직접 강의장까지 찾아온다는 것은, 책이나 방송에서 얻을 수 없는 그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무엇일까요? 강사의 목소리, 태도, 표정, 자세 등을 직접 보고 접하며 라이브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감동을 얻고자 함이 아닐까요? 물론 그 감동은 강사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차별성과 통찰력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의 강의를 들으며 살짝 한숨이 나왔습니다. 좋은 강사가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쉽지 않은 거구나. 훈련과 함께 스스로의 내공을 제대로 쌓아 올리지 못한다면 좋은 강사가 되긴 어렵겠구나. 하지만 그럼에도 좋은 강의를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는 지 배웠으니 이제부터라도 하나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 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봤습니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위대한 강사들도 처음엔 다 초보자였을 테니까요. 그렇죠?^^ (終)
(표지 이미지 출처 : http://sf.funcheap.com/dinner-lecture-cancer-crosses-color-line-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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