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칸양 Mar 10. 2020

프리랜서를 위한 돈 관리법

[실제 재무컨설팅 사례#8] 홀로서기 30대 중반 프리랜서의 재무설계


웹디자인 관련 프리랜서로 일하는 H씨. 직장으로부터 독립한지 3년 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재무관리는 젬병인 탓에 경제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이며 어떤 것부터 개선해 나가야 할지, 그리고 프리랜서의 재무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좋은지 알아 봅니다.


· 프리랜서 H 씨(남, 만35세) : 웹디자이너, 미혼




프리랜서 씨의 재무상태표


                                                                                 단위 : 만원                    

표1. 프리랜서 H 씨의 재무상태표


웹디자인 프리랜서로 일하는 있는 H씨. 그가 처음부터 홀로서기를 했던 것은 아닙니다. 다른 취준생들과 마찬가지로 그또한 대기업에 들어가기를 바랬고, 다행스럽게도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모두의 축하 속에 원하던 기업에 취직할 수 있었죠. 그런만큼 그의 의욕은 충만했고, 조직에서의 장밋빛 미래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1년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서부터 그의 직장생활은 점점 더 힘들어졌습니다. 대기업 특유의 딱딱한 규정 및 규율, 어디까지 신경써야할지 모를 미묘하고 복잡한 인간관계, 이해할 수 없는 지시에도 무조건 따라야하는 명령체계 등 그는 점점 지쳐만 갔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들어간 대기업을 그냥 그만둘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버텨야만 했죠. 결국 그는 5년 만에 번아웃(burnout)되고 말았습니다.


회사를 나와 6개월 정도를 쉬며 몸과 마음을 추스린 후 그는 프리랜서로 재출발했습니다. 다행히 그의 실력은 상당히 뛰어난 축에 속했고, 홀로서기 3년 만에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정 수입을 벌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그는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업무 이외의 일로 스트레스 받거나 번아웃되진 않을 테니까요.


그런 프리랜서 H씨도 딱 한가지, 미래에 대한 경제적 불안감만큼은 떨치기 힘들었나 봅니다. 수입이 들쑥날쑥할 뿐 아니라 미래와 노후에 대한 준비, 그리고 결혼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그에게 경제적 문제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대기업에 다니는 동안 커졌던 씀씀이를 줄이지 못한 관계로 그의 빚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죠.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그의 재무상태표는 단순한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동자산은 청약저축 620만 원, 변액보험 510만 원 그리고 주식과 CMA로 약 900만 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고, 고정자산으로는 원룸 보증금 5,000만 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있는데 현재 약 700만 원 정도가 마이너스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유동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금액인 실제 유동자산은 약 1,900만 원 정도이고 자산합계에서 부채를 제외한 총 보유자산은 약 7,000만 원 정도로 사회생활을 한지 8년 정도 흘렀음을 감안한다면 다소 아쉬운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 씨의 수입지출내역표


                                                                           단위 : 원                    

표2. 프리랜서 H 씨의 월 평균 수입/지출 내역표(최근 1년 기준)


프리랜서 H씨의 가장 큰 고민은 자꾸 빚의 규모가 커진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 그 답은 수입지출내역표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의 월평균 잔액은 약 44만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연간으로 환산할 경우 500만 원이 넘습니다. 즉 지출이 수입보다 많으며, 앞으로도 그의 빚은 점점 더 늘어나게 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수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여야만 합니다. 하지만 프리랜서가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많은 일을 하거나 혹은 자신의 단가를 높여야만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죠. 그렇다면 또 하나의 방법은 지출을 줄이는 것인데,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씀씀이를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 긴축정책을 시행해야만 합니다.


그의 지출 중 가장 비중이 큰 항목은 월세(50만 원, 15%)와 외식비(55만 원, 16%) 그리고 데이트 비용(50만 원, 15%)으로, 총 지출의 거의 반 가까이(46%)를 차지하고 있죠. 월세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외식비와 데이트 비용을 현재의 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면 월 50만 원, 연 600만 원을 더 저축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럴 경우 그의 수입대비 저축률은 현재의 20만 원(6%)에서 70만 원(24%)까지 올라가게 되죠.


H씨가 대출을 줄이거나 최종적으로 없애고, 나아가 자산을 모으기 위해서는 현재의 저축률을 최소 40% 이상으로 올려야만 합니다. 이 경우 월 120만 원(290만 원×40%)의 저축을 할 수 있는데, 이는 현재보다 연 1,200만 원 정도의 추가적인 자산 증가를 가져오게 됩니다. 불과 8개월이면 그가 가진 모든 빚을 없애버릴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본격적으로 자산을 모으기 위한 기본 체계를 갖추게 되는 겁니다.



컨설팅 종합 정리


저축률을 40%로 올리기 위한 한 방편으로 그가 가진 보험을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원금 대비 약 -20%를 기록하고 있는 변액보험은 정리하기로 했는데, 당장 해지할 경우 손실액이 크기 때문에 조금 더 기다렸다가 주식시장이 좋아진 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펀드의 손실폭이 줄어들 테니까요. 종신보험 또한 손을 보기로 했는데, 다만 담당 설계사를 만나 해지와 감액을 비교해 본 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특약보험은 과감히 해지했습니다. 평상시 차를 많이 쓰지 않기 때문이며, 더 나아가 차량유지비 절감을 위해 차를 처분하는 것까지도 고민해 보기로 했기 때문이죠.


보험 정리와 추가적인 절약을 퉁해 만들어진 금액은 일단 저축을 하되, 2가지 상품만큼은 꼭 가입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하나는 개인사업자(소상공인)의 가입이 가능한 노란우산공제입니다. 노란우산공제는 소기업·소상공인 지원정책에 따라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의해 도입된 제도로,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의 소득공제가 가능할 뿐 아니라 복리이자가 적용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사업자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상품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IRP, 즉 개인형 퇴직연금입니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직장인과 같은 퇴직금이 없기 때문에 노후를 위한 연금은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IRP에는 여러 혜택이 존재하는데, 노란우산공제와 마찬가지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최대 700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또한 퇴직연금 운용을 통해 얻게 되는 이자수익은 일반적인 이자소득세 14%를 적용받는 것이 아니라, 추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금소득세(3.3~5.5%)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절세와 더불어 세금을 늦게 내는 이연효과까지 누릴 수 있습니다.


다만 노란우산공제와 IRP는 중도 해지할 경우 제대로 된 혜택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상품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에 가입하되, 자신의 저축 비중에 맞추어 가입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저축한다면, 70만 원은 일반 저축상품으로, 30만 원은 노란우산공제와 IRP에 나누어 불입하는 식으로 말이죠.


마지막으로 1가지 항목에 대해서는 오히려 지출을 늘릴 것을 권유했는데, 바로 자기계발입니다. IT 시장은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웹디자인 시장 또한 마찬가지죠. 그의 수입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힘은 웹디자인 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꾸준한 수입을 얻기 위해서는 타인보다 뛰어난 그리고 차별화된 실력이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 과감한 투자는 필수라 할 수 있죠. 관련 책, 교육, 강좌에 대한 지출을 일정 부분 늘림으로써 지속적으로 수준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테크 명언 중 가장 수익률이 뛰어난 투자는 바로 본업에 대한 투자라는 말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 이 글은 신한은행 웹진 'SWITCH' 10월호에 실린 칼럼입니다(표지 이미지 포함).



차칸양

"경제·경영·인문적 삶의 균형을 잡아드립니다"

- 재무 컨설팅, 강의 및 칼럼 기고 문의 : bang1999@daum.net

- 차칸양 아지트 : 에코라이후(http://cafe.naver.com/ecolifuu) - - 목마른 어른들의 배움&놀이터



※ 공지사항입니다~!

라이프 밸런스 컨설턴트(Life Balance Consultant) 차칸양이 <돈 걱정 없애주는 개인재무컨설팅>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산관리나 재무설계 그리고 노후 대비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했던 분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함으로써 경제 플랜을 세워야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 퇴직을 앞두고 경제를 비롯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으신 분들 등 경제와 관련된 조언과 해법을 드립니다. 또한 컨설팅을 진행하더라도 절대 금융상품, 보험상품에 대한 가입 권유를 드리지 않습니다.^^

방식은 대면과 비대면(전화, 지방 거주자) 2가지가 있으니 본인의 상황에 따라 신청하시면 됩니다. 재무적 그리고 인생 준비를 위한 여러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의 많은 관심 바라며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brunch.co.kr/@bang1999/489

https://brunch.co.kr/@bang1999/519


매거진의 이전글 '돈 공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