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털 나고 첫 강의 동영상을 촬영하다!
강의는 많이했지만, 그리고 올해는 처음으로 온라인 강의 또한 많이 경험해볼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동영상 강의 촬영은 한번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호기심과 더불어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마땅한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죠. 아, 3년 전쯤 한번 기회가 있긴 했네요. 재무, 금융 전반에 걸친 짧은 기초 동영상 30개를 촬영하는 것이었는데, 진행 중에 취소되어 버렸습니다. 많이 아쉬웠죠.
그런데 10월중순 동영상 촬영 제안(미디어 엠플러스)이 들어왔습니다. 보수를 떠나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내 기회가 다시 온 거죠. 하지만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쪽에서 요청한 내용은 단순 특강이 아닌, 경제인문학을 주제로 10분씩 총 10강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지식배움터란 곳에 업로드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연히 소상공인분들을 대상으로 하되, 그분들에게 도움이 될 10가지 주제를 뽑는 것이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이었죠. 무슨 이야기를 하지? 너무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을 만한, 거기에 쉬우며 상식적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주제.
그동안 진행했던 강의 교안들을 쭉 훑으며 목록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생각보다 적지 않은 주제들이 나오네요. 이중에서 그래도 소상공인분들에게 좀 더 도움이 될만한 10가지 주제를 뽑았습니다. 그리고 제목은 <알아두면 힘이 되는 경제인문학>으로 정했습니다.
1. 사유재산의 시작, 농업과 문명
2. 물가, 매번 오르는 것이 당연한 걸까?
3. 보험, 정말 필요한 걸까?
4.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과연 그 진짜 의미는?
5. 미국 연방은행이 사기업이라고요?
6. 대출 권하는 사회가 된 이유
7. 왜 주식투자는 성공하기 어려울까?
8. 대출상환 비율, 깔끔하게 정리해드립니다!(저축 먼저? 상환 먼저?)
9. 투자, 꼭 해야만 할까?
10. 중학생도 쉽게 이해하는 경제지표 읽는 법!
상식적인 이야기도 있고, 꼭 알아두어야 할 주제도 있습니다. 또 최근에 핫한 주식투자에 대해서도 넣어 두었고요.
다음으로 할 일은 교안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촬영 안내문에 보니 10분당 PPT는 3~4장 정도면 적당하다고 되어 있네요. 흠, 그렇다면 교안 만드는게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겠네요...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더 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10분이란 시간은 짧을 수도 혹은 길 수도 있기 때문이었죠. 그러다보니 PPT를 어디까지 넣어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1강이 아닌, 서로 다른 주제의 10강을 준비해야 하다보니 진도는 잘 나가지 않고 시간은 계속 흐르고 힘은 곱절로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모든 일은 하다보면 끝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어찌어찌 초안을 마련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조금씩 다듬어야 합니다. 이야기의 살도 붙여야 하고요. 10분 정도의 분량의 스토리를 완성해 갑니다.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너무 늘어지는 부분은 과감히 삭제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감은 남습니다. 카메라 앞이라 긴장해서 준비한 대본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면 어쩌지? 에휴... 모르겠습니다. 일단 부딪혀 봐야 할 듯 싶네요.
교안을 완성한 후 메일을 보냅니다. 그리고 숨을 돌립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네요. 그리고 다음날 답장이 왔는데, 문제가 좀 있다네요. 교안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는 겁니다. 헐... 꼭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출처를 써놓았는데, 모든 이미지라니.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영상이다보니 출처 문제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나 봅니다. 하나하나씩 출처를 찾아야 합니다. 구글의 이미지 검색을 통해 찾으니 좀 쉽네요. 수정된 교안을 다시 보내고 나니 벌써 저녁입니다.
드디어 촬영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하니 또 살짝 긴장이 되네요. 그래도 잘 되겠죠?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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